의도가 곧 코드였다

by Lila

코딩 한 줄 없이 내 이름이 달린 홈페이지를 1시간 만에 만들었다


스레드에서 "바이브코딩"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넘겼어요. 터미널이 뭔지도 헷갈리는 사람이 낄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그 단어를 본 날, 그날 바로 ChatGPT에 문장 하나를 입력했어요. 1시간도 안 돼서 내 이름이 달린 URL이 생겼어요. 코드는 한 줄도 보지 않았어요.


입력한 건 이 한 문단이 전부였어요.


"나는 르네라는 한국 작가야. 리릭시스트, 웹툰 작가, 블로거로 활동 중이고 고양이를 사랑해. 달빛 느낌의 감성적인 개인 포트폴리오 홈페이지 만들어줘."


개발 언어 언급 없이. 구조 설명 없이. 그게 전부였어요.


GPT가 뽑아낸 헤드라인은 이거였어요.


"감정을 문장으로, 장면을 세계로 만드는 한국 작가 르네"


내가 쓴 문장이 아니에요. 그런데 내가 오래 하고 싶었던 말이었어요.


완성된 파일을 Netlify에 드래그앤드롭했어요. 계정 만드는 시간 포함해서 5분이 안 걸렸어요. 스마트폰에서도 열렸고, 누구에게나 보낼 수 있는 주소가 생겼어요. 코드를 이해하지 않아도 됐어요. 파일이 뭔지만 알면 충분했어요.


나중에 알았어요. 네이버 블로그 댓글 자동생성기를 만들었던 것, 스레드 자동생성기를 만들었던 것, 그것도 전부 바이브코딩이었어요. 꽤 여러 개를 만들었는데 그게 코딩이라는 걸 몰랐어요. 이름을 몰랐을 뿐이지, 방식은 이미 쓰고 있었어요.


바이브코딩의 진입 장벽은 기술 지식이 아니에요. '뭘 만들지 모르겠다'는 막막함이 진짜 장벽이에요. 홈페이지가 첫 번째 시도로 적합한 이유는 내용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바로 본인이기 때문이에요.


바이브코딩은 코드를 작성하는 게 아니라 의도를 언어로 설계하는 작업이에요. 그 언어를 가장 오래, 가장 정밀하게 다듬어온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 어쩌면 글 쓰는 사람이 가장 유리한 자리에 있는 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