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써야 할 것들을 생각하며 아침을 맞는다. 고양이는 빛이 바닥에 닿는 각도를 — 아니, 생각하지 않는다. 그냥 안다.
나에게 하루는 채워야 할 구조다. 문장, 마감, 발행. 시간은 앞으로 흐르고, 흐르는 만큼 무언가가 쌓여야 한다. 고양이에게 하루는 구조가 없다. 따뜻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조용한 것과 시끄러운 것. 그것만 있다.
내가 모니터를 보는 동안, 고양이는 나를 본다.
정확히는 — 나의 숨을 듣는다. 빠른지 느린지. 어깨가 올라가 있는지. 내가 자신도 모르게 내보내는 신호를 읽는다. 해석하려는 게 아니다. 그냥 감각한다. 동물이 날씨를 아는 것처럼.
그래서 고양이가 먼저 안다. 내가 지쳤다는 것을.
무릎 위로 올라오는 건 위로가 아니다. 고양이에게 위로라는 개념은 없다. 다만 지금 여기가 가장 좋은 자리라는 것, 그것뿐이다. 우연히 그 자리가 내 무릎인 것이다.
나는 그것을 위로라고 부른다.
밤이 되면 둘은 같은 어둠 속에 있다. 나는 오늘 하루를 정리하고, 고양이는 오늘 하루를 잊는다. 잊는 게 아닐 수도 있다. 애초에 기억할 형태로 저장하지 않았을 뿐이다.
나는 그것을 부러워하면서, 오늘도 문장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