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한계령풀
쉽게 보기 어렵지만 일단 군락지에 가면 발에 밟힐 듯 흔하디 흔한 꽃들이 있다. 얼레지가 그렇고 설악산의 바람꽃, 설악솜다리가 그렇고 백두대간의 한계령풀이 그렇다. 정작 찾아가면 눈이 물릴 정도로 보게 되지만 한계령풀은 2017년에야 겨우 멸종위기종에서 풀려난 희귀종이다. 내게는 모데미풀, 깽깽이풀과 더불어 매년 봄이면 꼭 보고 싶은 봄꽃, 아니 봄풀 3종 세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계령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하여 한계령풀이다. 4월 초에 중북부, 특히 강원도 고산 높은 곳에서 피는데 이른 봄꽃치고는 30~40센티미터로 키가 큰 편이다. 작은 꽃들이 여러 개 모여 피는데 3갈래로 갈라진 3개의 잎이 줄기를 에워싼 모습과 어울어져 흡사 귀부인들의 황금브로치를 연상하게 한다. 그래서인가 꽃말도 “보석”이다. 여러해살이로 땅을 30~40센티미터 파들어가야 커다란 알줄기가 나와 “메감자”라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