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인화
미리 마중
놓쳐버린 버스
마중 나온 백색 형광등
기다리는 시간은
외로움마저 동무로 만드네
새벽 6시 30분,
평소보다 이른 시간 출근 하는 날이었다.
막 떠나버린 버스를 바라보며 허탈한 마음으로 정류소를 돌아보았다.
정류소에는 백색 불빛이 비추고 있었다.
마치 미리 마중이라도 나온 것처럼.
역할
비워지는 것들을 받아내는 입으로 살고 있지요.
얼굴이 새파래지고, 샛노래지는 줄도 모른 채.
비워진다는 건,
누군가가 다시 먹는 일이랍니다.
항상 텀블러를 가지고 다닌다.
꼭 환경을 위해서라기보다 평소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 때문이다.
텀블러는 어느 곳에서나 물을 담아 마시기 편리하고,
카페에서는 텀블러 할인도 받고,
요즘은 세척기로 매번 깔끔하게 재사용이 가능하니 얼마나 용이한지 모른다.
다 쓴 컵을 수거하는 통이 나란히 서 있는 걸 보았다.
노란 얼굴은 작은 컵, 파란 얼굴은 큰 컵.
하루 종일 꾸역꾸역 먹다가 배가 다 차면 줄을 당겨 뱉어낸다.
우-웩
우리가 쉽게 사용하고 버리는 일회용 컵들이
결국 누군가 다시 먹게 되는 일이 되지 않을는지.
귤꽃이 피었습니다.
다 먹고 난 자리에
피어난 꽃 한 송이
검은 접시 위에
귤꽃이 피었습니다.
영하 14도라는 기록적인 한파 속에 친구와 만나 중화요리집을 갔다.
꿀맛 같은 식사를 마친 뒤,
마땅히 갈 곳을 찾지 못한 우리는 식당에 남아 못다 한 수다를 이어갔고,
후식으로 먹은 귤껍질로 예술혼을 불태우던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검은 접시의 퍼스널 컬러는,
귤색이 아닐까?
누렁이의 반격
어흥~
두쫀쿠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어쮸,
내가 호랑이 새끼를 키우고 있었구먼?
by. 예쁨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지만,
변화의 반대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스스로가 만든 지푸라기를 잡고 떠오릅시다.
- 튜브, 손원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