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야, 안녕?
브런치 팝업 전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성수동으로 달려갔다.
(사전예약은 필수!)
https://brunch.co.kr/@brunch/359?t_src=pc_home
<작가의 여정> 브런치 전시는 성수동 골목에서도 눈에 띄는 팝업 스토어였다.
직원분이 브런치 작가임을 확인하면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고 바로 작가카드를 발급해 주는데, 필명이 새겨진 플라스틱 카드를 발급받고 나니 어쩐지 으쓱해졌다.
마치 브런치에서 ‘안 예쁨’씨는 우리 회사 직원입니다. 하고 인정해 주는 사원증 같은 느낌이었다.
Prologue _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작가라는 타이틀로 설렘을 느끼며 글을 쓰기 시작했던 날,
내 이름이 아로새겨진 책이 출간되던 날,
한국미소문학에서 신인작품상을 받게 되었던 날,
브런치 작가로서 합격 통보를 받고 기뻤던 날.
여전히 읽고 쓰기를 반복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는 나의 여정도 훗날 사람들이 보러 와줄까?
슬쩍 숨겨진 본심을 꺼내어 부푼 마음으로 전시를 둘러보기 시작한다.
Chapter. 01 _어는 날 작가가 되었다
*김건우, 김도환, 김현민, 노혜원, 소람, 시드니, 오지은, 이도훈, 조소연, 조여름 작가
평소 내가 자주 하는 말이라 깜짝 놀랐다. 누구에게나 분명 나만의 이야기가 있다고 믿는다. 내 이야기를 얼마나 독보적으로 매력 있게 쓰느냐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부지런함에 달렸다.
나에게 있어 행복한 탈출구는 브런치 스토리다. 브런치를 쓰고 나서부터 상당한 해소감이 든다.
글을 쓰는 일은 마음속에 가두어둔 희로애락을 펼쳐놓고 말리는 일이다. 말린 시래기나 곶감처럼 햇살에 잘 말려 두면 겨울 내내 두고두고 영양가 좋은 재료로 쓰이기 마련이다.
Chapter. 02 _계속 쓰면 힘이 된다
꾸준함은 글쓰기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나 빛을 발한다.
연필을 쥐고 계속 쓰다 보면 필력이 좋아지는 것처럼 계속 쓰다 보면 나만의 색깔이 뚜렷해지고 결과물이 쌓이게 마련이다. 계속 쓰면 힘이 된다는 말을 매우 신뢰한다.
결국엔 쓰는 일을 멈추지 않고, 베스트셀러까지 된 다섯 명의 여정도 찬찬히 읽어 보았다.
*정혜윤, 정문정, 임홍택, 황보름, 윤수훈, 정혜윤 작가
이렇게 유명한 작가님들이 모두 브런치 작가였다니! 몰랐던 사실에 놀라기도 했지만, 덕분에 작가로서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어갈 수 있는 힘을 받은 것 같다.
졸업생 중에도 유명한 사람 이름이 오르내리면 얼굴도 모르는 선배님께 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가슴 벅찬 일이 아닐 수 없다.
역시 포기하지 않고 계속 쓰면 힘이 된다!
완벽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대신, 시작하고 나서 완벽하게 만들어가 보세요.
- 황보름 -
괜찮아.
- 윤수훈 -
잘 쓰려고 하면 영점 조준이 잘못된 것이다. 인물을 아끼고 사랑하자. 사랑이 다 한다.
- 정문정 -
고개를 끄덕이며 모든 레시피를 소중하게 챙겨 왔다. 글 쓰기에 지치고 힘들 때마다 꺼내보면 힘이 될 것 같다.
그들의 소중한 애장품들도 볼 수 있었는데 윤수훈 작가님의 그림 노트가 꽤나 인상적이었다. 일단 내가 너무 좋아하는 그림체인 데다가 그림과 글이 모두 따스했다.
큐레이션한 글의 문장을 수집해 보는 시간.
마인드맵이나 다양한 키워드로 문장을 만들면 결국 하나의 글이 완성된다. 글쓰기가 막막할 때 키워드 하나를 골라 쓰면 깊은 내면의 이야기가 불쑥 튀어나올 때가 있다.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여 역시 잘 보관해 두기로 한다.
Chapter. 03 _나의 글이 세상과 만난다면
일단 써야 한다. 뭐든 써야 완성이 된다.
여전히 나는 글에 힘이 있다고 믿고, 글과 그림으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꿈이다.
나의 글이 독자들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고 지구 곳곳에서 만나는 그날을 꿈꾼다.
Epilogue _작가라는 평생의 여정
글쓰기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기에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보람차고 의미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속도와 규모가 강조되는 세상 속에서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자유를 잃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쓰기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깊게 만드는 평생의 여정입니다.
- 브런치 스토리팀 -
짧지만 알찬 구성으로 마련된 전시회였다.
글쓰기에 좋은 재료를 담고, 훌륭한 선배 셰프들의 레시피도 공유받았다.
이제 내가 쓰기만 하면 된다. 작가라는 평생의 여정이 진행 중이므로.
덕분에 성수동 거리를 오랜만에 걸어본다.
여전히 오래된 공장들이 보이고, 한쪽에는 변화무쌍한 팝업 스토어와 우뚝 솟은 건물들이 다채롭다.
과거의 공장이 예술공간이 되고 현재의 문화가 훗날 어떤 모습으로 변하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
현재의 내가 어떤 모습이든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고, 현재 거리에 흐르고 있는 모든 이야기가 곧 작가의 여정이 될 것이다.
덕분에 오늘도 행복한 글쓰기를 마쳤다. 기쁘고 감사하다.
by. 예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