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강하게 당겼다. 시간은 저녁 8시. 흡연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중대 대부분 인원들이 휴가를 나간 탓에 막사 곳곳에 허전함이 감돌았다. 흡연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차가운 밤공기가 도는 쓸쓸한 흡연장에서 담배를 꺼내어 입에 문다. 깊게 빨고 연기를 내뿜는다. 그렇게 한 대를 다 피고, 담배값에서 한 대를 더 꺼내 핀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별이 보인다. 이때의 밤하늘은 검은 도화지 같다. 별은 또렷이 빛나며 밤을 수놓고 있다. 남서쪽 방향에서는 북두칠성이 보인다. 귀에 꽂힌 이어폰에서 들리는 음악은 ylang ylang. 처음 듣는 음악이었지만 좋았다. 밤하늘 아래 혼자 있는 흡연장에서 앉아 듣기에. 왜인지 모르겠지만 좋았다. 그저 귀뚜라미가 울고 아무도 없는 흡연장에서 담배를 물며 밤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음악을 들었다. 밤에 혼자 이어폰을 끼고 즐겨듣는 노래와 음악을 들으며 체육공원 근처를 산책했던 바깥에서의 기억이 생각난다. 지금은 만나지 않지만 그땐 하염없이 친했던 친구와 함께 자주 그랬었다.
내일도 변함없이 근무를 뛰고 퇴근할 즈음에는 녹초가 되어 차에 몸을 실겠지. 그리고 창 바깥 석양이 지는 임진강을 바라보며 지친 나를 위로하고 돌아와서는 역시 아무도 없는 흡연장에서 담배를 물고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을거다. 그렇게 오늘의 나는 반복될 내일의 나를 위로한다. 그렇게 나는 도돌이표같은 하루를 지내고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