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아닐까.
꾸미는 사랑, 그것은 필요한 것일까?
난 대부분은 그렇지만, 때로는 아니라고 본다.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말한 게 언제였는지 고민하다 하나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중학생이었던 나는 세상이 참 미웠다. 학교가 싫었고, 왼손에는 흑염룡이 자란다고 생각했다. 반항이라고는 밥 잘 챙겨 먹고, 숙제를 한다는 이유로 방문을 잠그는 게 다였지만 부모님께는 처음 겪는 자식의 태도에 고민이 많으셨을 것이다.
중학생의 나는 나이에 맞지 않게 아재 개그를 좋아했다. ‘중2병’이 도진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취향이었을 순 있겠지만 말이다. 가족들 앞에서 웃는 건 이 ‘아재 개그’를 할 때뿐이었다. 그럴 때마다 가족들은 나를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았지만, 그런 가족들의 반응을 즐겼던 것 같다. 참으로 괴이쩍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가족들 앞에서 그런 몹쓸 농담을 던지는 것은 당연히 학교에서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다른 이야기에서도 충분히 말했겠지만, 나는 친구가 많은 편이 아니었다. 과거형으로 말하니 현재를 부정하는 것 같으니 정정하겠다.
나는 친구가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가뜩이나 수요가 적은 아재 개그는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고, 말하기 좋아하는 나의 쉬지 않는 혓바닥 모터의 결괏값은 오로지 가족들이 감내해야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으로 죄송한 부분이다.
내가 했던 재미없는 농담은 거의 기억할 수 없지만, 딱 하나가 기억난다. 어느 날 유독 미운 열네 살이었던 나는 아침을 거르고 학교에 씩씩거리며 가고 있었다. 그때, 어머니가 보내신 문자가 한 통 도착했다.
‘아들~ 이 망고가 얼망고?’
문자를 보고 휴대전화를 수거 가방에 집어넣으며(지금은 걷지도 않는다던데, 놀라운 세상이다) 피식 웃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40대의 어머니가 사춘기 아들에게 내민 나름의 의사소통이었을 텐데, 그때의 나는 어리석게도 답장조차 하지 않았다.
저 문자를 받은 뒤로 1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저 짧은 농담이 여전히 내가 생각하는 ‘사랑’에 가장 가까운 문장이다.
내일은 말씀드려야겠다.
부모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