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국인 미국 교수가 멀찍이 보는 미국과 중국이야기

Deepseek

by Dr Sam

2023년에 설립된 스타트업 DeepSeek이 세계를 뒤흔들었다.
지난주 금요일까지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이었던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5,930억 달러(한화 약 800조 원) 가까이 떨어졌다. 그 파장은 엄청났다. 하지만 예상대로 비판적인 기사들이 쏟아졌다.
"ChatGPT보다 성능이 한참 떨어진다."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이 같은 평가가 이어졌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DeepSeek은 단순한 AI 스타트업이 아니다. 한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들이 비판할 수준이 아니다. DeepSeek은 AI 스타트업의 수가 한국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중국에서 탄생했다. 게다가, 칭화대와 베이징대 같은 아시아 최고 대학들의 인재들이 중국 특유의 막대한 투자금을 등에 업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기업이다.

중국 선전(Shenzhen)은 '동양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이 단 하나의 도시 GDP가 오스트리아나 태국 전체의 GDP와 맞먹을 정도로 거대한 테크 허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천문학적인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가 기술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게다가,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대중국 칩 수출을 제한하며 중국으로의 고성능 칩 수출을 막아왔다. 하지만 DeepSeek이 그 한계를 뚫고 이만한 성과를 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DeepSeek을 향한 서구 언론의 견제

불안한 탓일까? 한국과 서구 일부 언론들은 DeepSeek을 깎아내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더 흥미로운 점은 DeepSeek의 성과 발표 시점이다.
미국의 새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취임한 지 일주일 만에 발표된 것이다. 트럼프는 대중국 관세 폭탄과 추가제재를 준비 중이다. 하지만 내부 반발로 정책 추진이 쉽지 않은 게 현재 상황이다. 현재 미국 하원의 전체 의석수는 435석이며, 이 중 218석이 공화당 소속이다. 단 한 명만 이탈해도 트럼프의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린다.

관세 정책, 미국에 독이 될 수도

관세를 올리면 수입 물가가 상승해 국내 소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물가 상승을 유발하고, 명목 이자율을 끌어올려 해외 자본이 미국 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을 초래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고, 미국자산 시장에 버블이 형성될 위험이 커진다. 즉, 관세 정책은 소비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미국 경제에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기술 패권 전쟁에서 "미국이 낫다, 중국이 낫다" 같은 논쟁은 무의미하다. 어차피 미국이 현재 앞서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 합병을 통해 TSMC를 소유할 수 있다면 혹은 엔비디아 대중국 수출제재가 없다면, 이야기는 전혀 다른 국면이다. 중국의 기술력이 신경 쓸 따위가 되지 못한다면, 왜 미국정부가 사기업 엔디비아 대중국 수출 제재를 하고, 동북아시아에 군사력을 재배치하며 총력을 다하고 있을까? 중국은 “후” 불면 없어질 소련과 같은 나라도 아니고, 플라자합의로 저세상 보내버린 일본 같은 나라도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이 관세 폭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중국은 이미 2018년 트럼프 1기 정부 때 무역전쟁으로 충분히 배운 바가 있다. 따라서 중국은 위안화 절하로 충분히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할 수 있다. 그렇기에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트럼프정부가 된 셈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Bitcoin’s Su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