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미국 교수가 멀찍이 보는 미국과 중국이야기

흔들리는 고용 속에서, 경기 둔화향이 느껴진 거야.

by Dr Sam

오늘의 미국 증시는 마치 가을 강가에 서 있는 갈대와 같았다. 바람이 불면 고개를 숙였다가도 다시 일어서지만, 그 줄기 속에는 이미 바람의 힘을 견뎌낸 흔적이 고스란히 남는다. 다우 지수는 200포인트 넘게 꺾였고, S&P 500과 나스닥도 잔잔한 물결처럼 미세한 파문을 그리며 내려앉았다. 언뜻 보면 흔한 하루의 파동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강바닥에서부터 솟아오르는 흐름은 달랐다. 오늘의 파문을 일으킨 돌은 바로 “고용의 그림자”였다.


8월 신규 고용은 고작 2만 2천 명. 숫자는 말없이 우리를 밀어내지만, 그 의미는 묵직하게 다가온다. 한때 호황의 깃발을 흔들던 미국의 노동시장은 이제 주춤거리는 걸음을 내디딘다. 6월 수치가 아예 ‘감소’로 수정되었다는 사실은 뒤늦은 메아리처럼 시장의 심장을 더 크게 울렸다. 실업률은 4.3%,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 마치 장마철 불어난 강물이 제방을 위협하듯, 고용 시장의 흔들림은 미국 경제의 기둥마저 불안하게 한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곧장 연준(Fed)으로 향한다.


“이쯤 되면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겠지.”


이 속삭임은 바람처럼 시장을 스쳐 지나갔고, 채권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4.08%까지 내려가며 5개월 만의 바닥을 찍었다. 2년물도 3.47%까지 미끄러졌다. 마치 산비탈을 따라 쏟아져 내리는 빗물처럼, 금리 하락은 가파르고 거침없었다.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의 태풍 속에서 안전자산이라는 튼튼한 바위를 붙잡았다. 금과 국채는 오늘 하루 가장 단단한 피난처였다.


그러나 증시라는 숲 안에서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졌다.


룰루레몬은 한순간에 가을 낙엽처럼 20% 가까이 추락했다. 바람이 불자 가장 약한 가지가 먼저 꺾인 셈이다. 반대로 브로드컴은 기대 이상의 실적이라는 햇살을 받아 황금빛 단풍처럼 화려하게 빛났다. 10% 넘는 급등은 마치 산 정상 위에서 터져 나오는 아침 해의 광휘 같았다. 어떤 이는 골짜기로 추락하고, 또 어떤 이는 봉우리를 딛고 오른다. 시장은 언제나 이토록 냉정하다.


숫자의 오르내림을 넘어 우리는 경제의 맥박을 느껴야 한다. “고용”이라는 심장이 약해지자, “금리”라는 혈압은 떨어졌고, “증시”라는 육체는 잠시 주저앉았다. 그러나 아직 쓰러진 것은 아니다. 갈대가 바람에 흔들려도 뿌리를 놓지 않듯, 이번 주 증시는 여전히 상승세라는 뿌리를 단단히 붙들고 있다.


오늘의 시장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무엇을 더 두려워하는가? 경기의 둔화인가, 아니면 금리정책의 지체인가.”


연준의 9월 16–17일 FOMC 회의가 다가오고 있다. 시장은 이미 0.25%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였고, 일부는 0.5%라는 과감한 삭감까지도 속삭인다. 마치 폭풍우가 오기 전 바람의 방향을 예감하는 새처럼, 투자자들은 그 조짐을 미리 읽으려 한다.


어쩌면 오늘의 증시는 단순한 조정이 아니었을 것이다. 다가올 거대한 전환점 앞에서, 바람 앞의 갈대처럼 몸을 낮추며 잠시 멈춰 선 숨 고르기. 그 순간의 떨림 속에 내일의 선택이, 그리고 미래의 길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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