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 가게 찾기: 임대차계약 때 놓쳤던 치명적 실수들
"백만 원짜리 실수는 돈으로 끝나지만, 계약서의 실수는 몇 년을 괴롭힌다."
제 창업 과정에서 가장 큰 후회는 단연 임대차계약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처음 가게를 구할 때는 너무 설레고 빨리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중요한 부분들을 놓치기 쉽다. 나는 대학가 인근의 작은 상가건물 1층, 4평(약 13.2㎡) 규모의 가게를 월세 70만 원, 보증금 1,000만 원에 계약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난 실수투성이였다.
계약 전 꼼꼼히 확인했다고 생각했는데, 입주 후 발견한 치명적 문제가 있었다. 바로 누수였다. 꽃집은 물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바닥 방수 처리가 필수인데, 이전 세입자가 가벽으로 가려놓아 발견하지 못했다. 결국 내 돈으로 방수 공사를 다시 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약 150만 원의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했다.
'간판 설치 가능 여부', '외부 화분 진열 가능 범위', '영업시간 제한' 등 꽃집 운영에 중요한 사항들을 특약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후에 건물주와 간판 크기로 분쟁이 있었고, 외부 진열대도 철거해야 했다. 이런 제한은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요소다.
계약서에 "관리비 실비"라고만 기재했는데, 첫 달에 받은 청구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공용 전기, 청소, 승강기, 보안 등 모든 항목이 포함되어 예상보다 월 15만 원이 더 나왔다. 계약 전 반드시 관리비 항목별 금액을 명확히 확인해야 한다.
전 세입자에게 300만 원의 권리금을 지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위치는 유동인구는 많지만 꽃집으로서는 적합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꽃을 잘 사지 않고, 인근에 경쟁 꽃집도 있었다. 상권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권리금을 지불한 꼴이 되었다.
초기에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2년 후 갱신 시 10% 이상의 월세 상승이 있었다. 계약서에 갱신 조건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협상력이 떨어졌고, 결국 상승된 월세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후배 창업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체크리스트다:
천장, 벽, 바닥의 누수 흔적
전기 용량 (꽃냉장고 설치 시 중요)
수도 압력 및 배수 상태
냉난방 시설 상태
화장실 접근성 및 상태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 명시
보증금 반환 조건 명확화
시설 개보수 책임 주체
계약 중도 해지 조건
권리금 회수 기회 보장 조항
주변 500m 내 경쟁 꽃집 수
유동인구 성별/연령대 분석
인근 업체 유형 (병원, 학교, 웨딩홀 등)
지역 평균 소득 수준
주차 편의성
임차인은 상가 전면에 폭 1m 이내로 화분 및 상품 진열대를 설치할 수 있다.
건물 외벽에 가로 2m, 세로 1m 이내의 간판 설치를 허용한다.
임대인은 계약 갱신 시 임대료를 5% 이상 인상할 수 없다.
수도, 전기 등 기본 시설의 하자 발생 시 임대인이 보수 비용을 부담한다.
계약 후 3개월째, 여름 장마철에 천장에서 물이 새기 시작했다. 급히 건물주에게 연락했지만 "세입자 관리 영역"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결국 임시방편으로 비닐을 설치하고 버텼는데, 물에 젖은 꽃들은 전부 폐기해야 했다. 당시 약 50만 원의 상품 손실이 발생했다.
이후 법률 상담을 받았지만, 계약서에 시설 하자 관련 특약이 없어 소송해도 이기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 결국 내 돈으로 부분 방수 공사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3일간 영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 경험 덕분에 1년 후 두 번째 가게로 확장 이전할 때는 훨씬 철저하게 준비했다. 부동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법무사와 상담하여 계약서를 검토받았고, 심지어 전문가와 함께 건물 상태 점검도 했다. 그 결과 지금까지 5년간 임대 관련 문제 없이 안정적으로 영업할 수 있었다.
"예쁜 가게보다 실용적인 가게가 오래 간다."
꽃집 인테리어는 마치 SNS에 올릴 인생샷 같은 존재다. 누구나 예쁘고 감각적인 공간을 꿈꾼다. 나도 처음에는 북유럽풍 우드 인테리어와 투명 유리창이 멋진 '인스타 감성' 꽃집을 구상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처음 받은 인테리어 견적은 4평 기준 1,500만 원.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업체는 "꽃집은 특수 인테리어라 어쩔 수 없다"며 설득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반 카페 인테리어와 다를 바 없는 작업이었고, 적정 가격은 800만 원 정도였다.
바닥 타일 공사: 적정 100만 원 / 지불 180만 원
벽면 페인팅: 적정 50만 원 / 지불 90만 원
목공 선반 설치: 적정 150만 원 / 지불 250만 원
조명 설치: 적정 80만 원 / 지불 130만 원
간판 제작: 적정 100만 원 / 지불 180만 원
전기 배선 공사: 적정 70만 원 / 지불 120만 원
결국 총 950만 원을 더 지불했다. 창업 초기 귀중한 자금이 낭비된 셈이다.
너무 좁은 작업대: 멋있어 보이는 슬림한 디자인의 작업대를 설치했지만, 실제 꽃 작업 시 공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불충분한 수납공간: 화려한 디스플레이에 치중하다 보니 포장지, 리본, 화분 등을 보관할 공간이 거의 없었다.
부적절한 조명: 인스타 감성의 은은한 조명은 사진에는 멋졌지만, 꽃의 색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방수 처리 미비: 예쁜 우드 소재 바닥은 물에 취약해 6개월 만에 뒤틀리고 변색되었다.
넓은 스테인리스 작업대로 교체: 비용은 60만 원 들었지만 효율성이 200% 향상
벽면 선반 추가 설치: 수납공간 확보로 물품 관리 용이
LED 자연광 조명으로 교체: 꽃 색상이 정확히 보이도록 개선
바닥 에폭시 방수 처리: 추가 비용 120만 원 들었지만 유지보수 비용 절감
작업대 → 포장대 → 계산대로 이어지는 효율적 동선
냉장고와 작업대 사이 최적 거리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고객 대기 공간과 작업 공간의 명확한 구분
포장재, 리본 등 소모품 보관장
계절별 장식물 보관 공간
공구 및 작업도구 수납함
방수, 방습이 가능한 바닥재 (에폭시 또는 산업용 타일 권장)
쉽게 청소 가능한 벽면 소재 (수성페인트보다 방수 벽지 권장)
물에 강한 몰딩 및 마감재
작업대: 밝은 작업등 (600~800룩스)
진열대: 꽃 색상을 정확히 보여주는 자연광 LED (4000~5000K)
계산대: 문서 작업이 용이한 밝은 조명
꽃냉장고 전용 콘센트 (최소 220V/20A)
작업대 주변 충분한 콘센트 (드라이기, 작업등 등 사용)
예비 전원 여유 확보
동일한 도면과 요구사항으로 여러 업체에 견적을 받아 비교해야 한다. 나는 두 번째 가게 인테리어 때 5곳에서 견적을 받았고, 최고가와 최저가 차이가 무려 800만 원이었다.
계약금으로 30% 이하만 지불하고, 중도금과 잔금은 공정률에 맞춰 분할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해야 한다. 나는 첫 계약 때 50%를 선금으로 지불했다가 공사 지연 시 협상력이 떨어졌다.
"인테리어 일체 1,500만 원"과 같은 포괄적 견적서가 아닌, 항목별 상세 견적서를 받아야 한다. 자재 브랜드, 모델명까지 명시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좋다.
공사 과정을 단계별로 확인하고 사진으로 기록해두어야 한다. 특히 전기배선, 방수공사 등 나중에 확인이 어려운 부분은 반드시 직접 확인해야 한다.
규모가 큰 경우, 시공사와 별도로 디자이너를 고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약 10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들지만, 중립적 입장에서 공사 품질을 감독해준다.
실제로 두 번째 가게는 첫 번째보다 두 배 큰 8평 규모였지만, 이런 노하우를 적용해 오히려 인테리어 비용을 1,200만 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 더 넓은 공간을 더 적은 비용으로, 그리고 훨씬 실용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
"창업 초기에는 '꼭 필요한 것'과 '있으면 좋은 것'을 구분하는 능력이 생존의 열쇠다."
창업 자금은 언제나 제한되어 있다. 나는 초기 자본 3,000만 원으로 시작했는데, 임대료와 보증금으로 이미 1,000만 원이 들어갔고, 인테리어에 950만 원이 소요되어 설비와 초기 상품 구매에 쓸 수 있는 금액은 약 1,050만 원밖에 남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무엇을 먼저 구매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중고 1-door 쇼케이스: 180만 원 (신품 300만 원)
전기세: 월 약 8~10만 원
유지보수: 연 1회 청소 및 점검 15만 원
팁: 처음부터 대형 신품을 구매하려 하지 마라. 중고 시장에서 상태 좋은 제품을 찾으면 40~50%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다. 나는 페이스북 '화훼 장비 중고 거래' 그룹에서 서울 강남의 폐업 꽃집 장비를 구매했다.
스테인리스 작업대(1.5m×0.8m): 45만 원
보조 접이식 작업대: 15만 원
팁: 높이는 85cm가 표준이지만, 본인 키에 맞춰 맞춤 제작하는 것이 좋다. 나는 키가 작아 80cm로 주문했고, 장시간 작업 시 훨씬 편했다.
꽃가위 2개(일반용, 철사용): 6만 원
꽃칼: 3만 원
전지가위: 5만 원
리본가위, 드라이버 등 기타 도구: 10만 원
팁: 꽃가위는 평생 쓸 수 있는 도구이니 처음부터 좋은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나는 독일 브랜드 가위를 구매했는데, 5년째 날이 무뎌지지 않고 사용 중이다.
포장지 거치대: 15만 원
리본 보관함: 8만 원
소모품 수납장: 30만 원
팁: 주문 제작보다는 이케아나 다이소 같은 곳에서 실용적인 제품을 조합해 사용하는 것이 비용 효율적이다.
태블릿 POS: 80만 원
영수증 프린터: 15만 원
카드단말기: 임대 (월 1.1만 원)
팁: 초기에는 고가의 복잡한 POS 시스템보다 태블릿 기반 간단한 시스템으로 시작해야 한다. 창업 초기에는 고객관리보다 빠른 계산이 중요하다.
벽면 선반(DIY): 25만 원
이동식 화분 진열대: 35만 원
계절 장식품 진열대: 20만 원
팁: 모든 진열대를 고정식으로 설치하지 마라. 최소 30%는 이동식으로 구성해 계절별, 이벤트별로 매장 레이아웃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신품 가격: 800만 원 이상
설치 공간 요구: 최소 2평 이상
전기 사용량: 일반 쇼케이스의 2~3배
결정: 창업 3년차에 구매 (매출 증가 후)
가격: 250만 원
시간 절약: 수작업 대비 약 50% 시간 단축
결정: 창업 2년차에 구매 (웨딩 등 대량 주문 증가 후)
맞춤 원목 진열대: 150만 원
유리 쇼케이스: 120만 원
결정: 초기에는 구매하지 않고, 심플한 화이트 선반으로 대체
중고 경차 구매: 700만 원
유지비: 월 15~20만 원 (보험, 주유, 주차)
결정: 초기 1년간은 퀵서비스 활용 후, 수요 확인 뒤 구매 여부 결정
DSLR 카메라: 150만 원
조명 장비: 50만 원
결정: 초기에는 스마트폰으로 대체, 온라인 판매 비중 증가 후 고려
초기 가용 예산 1,050만 원을 다음과 같이 배분했다:
필수 설비: 487만 원
초기 재고 및 소모품: 300만 원
마케팅 비용: 100만 원
예비비: 163만 원
예비비 확보가 중요했던 이유는 개업 직후 발생한 예상치 못한 상황들 때문이었다. 누수 문제로 150만 원이 지출되었고, 냉장고 고장으로 긴급 수리비 30만 원이 들었다. 예비비가 없었다면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중고 설비는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지만,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 내 경우 중고 냉장고를 구매했는데, 압축기 상태를 확인하지 않아 3개월 만에 고장이 났다. 수리비가 60만 원이나 들었다.
중고 구매 체크리스트:
실제 작동 상태 확인 (최소 30분 이상)
소음, 진동 체크
판매자의 사용 기간 및 이력 확인
부품 교체 여부 및 최근 정비 내역
운송 방법 및 설치 조건 확인
꽃 냉장고는 전력 소비량이 많다. 설치 전 가게의 전기 용량을 확인하지 않으면 과부하로 전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나는 이 부분을 간과해 전기 배선 공사를 추가로 해야 했다.
모든 설비는 고장 가능성이 있으므로, 구매 시 A/S 조건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특히 냉장고는 당일 수리가 가능한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만 고장나도 꽃이 상해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필요한 규모만 생각하지 말고, 1~2년 후 성장을 고려한 설비를 선택해야 한다. 내 경우 처음에 작은 냉장고를 구매했다가 1년 후 교체해야 했고, 이로 인해 약 100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