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 5피안타 4탈삼진 2사사구 3실점(3자책)으로 2021시즌 복귀전을 치렀다.
김광현은 최고 90.2마일(약 145km)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던지며 68개의 투구 수(스트라이크 42개+볼 26개)를 기록했다. 패스트볼의 구속은 평균 88.5마일(약 142km)에 머물렀고, 슬라이더의 제구가 들쭉날쭉해 어려움을 겪었다.
김광현은 스프링캠프 중 허리 부상을 당하면서 부상자 명단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시뮬레이션 게임과 오늘 등판으로 부상에서 회복했음을 알렸다.
하지만 오늘 보여준 김광현의 평균 구속은 지난해에 비해 아직 부족하다. 지난달 3일 마이애미와의 시범경기 첫 등판 때 평균 패스트볼(87.9마일)에 비해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시즌 패스트볼 평균 89.9마일(약 144.7km)에 아직 못 미치고 있다.
KBO리그 시절, 팔꿈치 수술 이후 복귀한 2018시즌과 2019시즌 김광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7.2km로 약 91.4마일에 달했다. 김광현의 주무기인 슬라이더가 위력을 떨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패스트볼의 구속 회복이 필요하다.
오늘 중계진은 커맨드의 다양성에 대한 지적을 했다. 전체적으로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았고, 원하는 코스에 제구가 원활하게 되지 않아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김광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밸런스 적인 부분이라 점차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투구 밸런스가 안정이 되면 자연스럽게 구속 상승과 더불어 커맨드는 다양해질 수 있다. 지난달 허리 부상 이후 뒤늦게 시즌을 시작한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
지난 시즌에 비해 특별히 구종 구사비율이 변하지는 않았다.
오늘 김광현의 투구 비율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져 변화구의 비율이 높았고, 슬라이더 또한 들쭉날쭉하면서 투구 수가 많아지며 경기가 꼬였다. 지난해 카운트 잡는 용으로 쏠쏠하게 사용했던 커브볼도 제구에 애를 먹었다.
지난 시즌, 김광현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은 0.182와 0.228을 기록했다. 오히려 커브볼 피안타율은 0.375, 피장타율은 무려 0.875에 달했다. 구종의 구사비율을 특별히 조정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스탯캐스트 기준, 2020시즌 김광현의 배럴타구(일반적으로 타구속도 98마일 이상, 발사각도 26~30도의 조합) 허용 비율은 4.2%로 150타자 이상 상대한 투수 중 최저 9위를 기록했다. (1위 류현진 3.2%)
또, 타구속도 95마일(약 152.8km)의 강한 타구를 허용한 비율을 보는 Hard Hit%에서도 김광현은 31.4%로 메이저리그 전체 투수 중 12위를 기록한 바 있다. 그만큼 김광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주었다.
이제 첫 경기일뿐이다. 그의 말처럼 시간이 지나면 더욱 좋아질 것이다.
박시인 | sin2flying@naver.com
사진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