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단은 조직을 위한 것이었다.

버티는 기술_오보 대처

by 안나

뉴스 한 줄이 올라왔다.

우리시 성비위 관련 기사였다.


기사의 방향은 분명했다.

그리고 나는 그 중심에 서 있었다.


성희롱 사건은

양성평등기본법 제31조에 따라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사건 내용을 누설해서는 안 된다.


나는 그 법적 의무에 따라

기사 내용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전혀 사실과 다른 처분 내용,

‘솜방망이’라는 표현,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아니 최소한 정정 보도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가해자 처벌이 미미해 보일 때

피해자들은 신고를 주저한다.


행정의 신뢰는

그 지점에서 무너진다.


판단은 조직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이후

기획 기사처럼 이어진 보도는

나를 타깃으로 하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기사 내용에 대한 분노는 크지 않았다.


사실과 다른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드러난다고 믿었다.


더 아팠던 건

그 기자와의 관계였다.


그동안 쌓아온 관계,

서로에 대한 신뢰,

무조건적이라고 생각했던 믿음.


그게 무너졌다.


나는 생각했다.


이 나이가 되도록

사람 하나 제대로 보지 못했나.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이 남았다.


나는 앞으로

누군가를 향해

“나는 그 사람이 좋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 사건은

행정보다 사람에 대한 믿음을 흔들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는 또 하나를 배웠다.


신뢰는 관계에서 시작되지만

기준은 스스로 지켜야 한다는 것.


판단은 조직을 위한 것이었고,

감정은 내가 감당할 몫이었다.


나는 그 일을

조용히 기록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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