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솔직히 말하면

버티는 기술_관계유지

by 안나

리끼리 이런 농담을 한 적이 있다.

“상대가 엄청 매력적이면 문제 안 되는 거 아니야?”


누가 나를 만졌어도,

누가 나에게 고백을 했어도,

상대가 아주 멋진 사람이면 괜찮지 않겠냐는 이야기.

웃으며 넘겼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건 상당히 어리석은 농담이다.


성희롱은 외모로 결정되지 않는다.

설렘으로도 결정되지 않는다.

동의가 없으면 침범이고,

위계가 있으면 더 위험하다.


직장에서의 관계는

감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권한과 평판, 책임과 이해관계가

이미 그 안에 얽혀 있다.


처음에는 설렌다.

관심을 받으면 기분이 좋다.

내가 아직 괜찮은 사람이라는 확인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감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기대가 어긋나면 서운함이 되고,

서운함은 오해가 되고,

오해는 분노가 된다.


사랑이 식으면

증오는 생각보다 빨리 자란다.


나는 사회에서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가끔은 흔들린 적도 있다.

솔직하다.


하지만 나는 안다.

잠깐 흔들려서

평생을 잃는 선택은

내가 택할 방식이 아니다.


잠깐의 감정으로

평생을 함께 동행할 사람을 잃는 선택은

멋있지 않다.


선을 지키는 건

차갑기 때문이 아니다.

지킬 것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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