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기술_자기계발
직소민원실에 있을 때였다.
몇 년 동안 해결되지 않던 고질 민원 31건 중
30건을 정리했다.
회의 자리, 강의 자리, 공식 행사.
시장님은 늘 나를 언급했다.
“저 친구가 해냈습니다.”
칭찬은 공개적이었고
박수도 따라왔다.
그만큼
시샘도 따라왔겠지.
어느 날
비서팀장 후보라는 말을 들었다.
거의 확정이라는 이야기였다.
조직에서 인정받는 자리,
시장과 가장 가까운 자리.
하지만 인사는 다르게 흘렀다.
나는 기업유치 부서로 발령이 났고,
인사 결재라인의 실세와 가깝다는 사람이
그 자리에 갔다.
능력의 문제였을까.
인맥의 문제였을까.
외모였을까.
솔직히 말하면
회의감이 밀려왔다.
‘열심히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지.’
인사 결재라인에 인사를 갔다.
그 실세라는 사람이 나를 보며 말했다.
“거기 가서 놀아. 편한 자리야.”
그 말이 오래 남았다.
놀아?
나는 몇 년을
민원과 싸우며 버텼는데.
그날
나는 처음으로 사표를 떠올렸다.
하지만 바로 쓰지 않았다.
대신 기업유치 부서로 갔다.
그리고 처음으로 깨달았다.
나는 성과로 인정받는 사람이 아니라,
성과로 나를 증명해야 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초기는 쉽지 않았다.
기업은 냉정했고
보조금 기준은 까다로웠다.
외부 변수는 많았다.
나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감정으로 버티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기준이 필요했다.
그때부터
나는 증명하려 하지 않고
쌓기로 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 인사는 나를 밀어낸 게 아니라
나를 넓힌 자리였다.
나는 사표를 쓰지 않았다.
잠깐 흔들렸지만
나는 도망가지 않았다.
능력보다 인맥이 먼저 보이는 조직일지라도
결국 책임은 실력 있는 사람이 진다.
그리고
나는 그 책임을 피하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