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 불러라
나를 지칭하는 호칭은
이름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한 삼십여 년을 살아보니
나에게는 부르는 대상과
상황에 따라 많은 호칭들이 생겼다.
부모에게는 아들로
아내에게는 남편으로
딸에게는 아빠로
장모님에게는 사위로
회사에서는 직함으로 불린다.
이렇게 상황에 맞게 책임을 지며
어른으로 살려고 애쓰다 보니
(잘하는 게 아니고 애쓴다)
예전 이름석자 만으로 불리던 때가
그리워진다.
특히나 잔인한 5월이 오면 더욱 그렇다.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받을 건 없고 챙기고 줄일 만 잔뜩이고
쉬는 날도 어버이의 의무와
자식의 의무와 책임만 남아있어
피곤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이곳에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한마디를 적어본다.
나 좀 그만 불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