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당했다

괴수들의 세상

by homeross

나는 근육운동을 좋아한다.


아침마다 회사에 있는 헬스장에서

무거운 쇳덩이들을 낑낑거리며

들어 올리며 얼마 없는 에너지를

운동에 투자한다.


운동을 어느 정도 하다 보면

조금씩 무게도 늘려나가고

조금씩 달라지는 몸을 보며

자만해지려는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고수들을 보면 강제로 겸손해진다.


내가 젖 먹던 힘과 어제 먹은 밥심

그리고 조상님의 힘까지 빌려

겨우 하나를 드는 무게를

어떤 괴물님(?) 들은 아무렇지 않게

번쩍번쩍 몇 개씩 들어 올린다.


그럴 때마다 순간 가졌던 자만심이

너무나도 부끄러워져

고개를 들 수가 없어진다.


그렇다 세상은 넓고 괴수는 많고

나는 아직 햇병아리일 뿐이다.


나는 그렇게 운동을 하며 매일 겸손당한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글을 썼을 때도

비슷한 순간들이 있었다.


내 글을 보며 '나름 잘 쓴 거 같은데' 라며

근거 없는 자만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를 때 즈음

다른 작가님들의 글을 보았다.


'다들 태어날 때부터 펜 꼽고들 나오셨나?


나는 괴수작가(?) 님들의 다양한 삶의 경험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힘

그리고 집중하게 만드는 마법과 같은 필력들을

보며 다시 한번 겸손당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부끄러워졌다

한순간이지만 보잘것없는 실력으로

자만했던 순간이 너무 부끄러워서 말이다.


운동도 그렇고 글쓰기도 그렇고

겸손히 해야겠다


괴수들은 넘쳐나고 나는 아직

햇병아리이고 세상은 넓으니 말이다.


오늘도 겸손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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