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다 보니 잘살고 싶어지다
내 어린 시절은 가난했다.
7살에 돌아가신 어머니와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 덕에
친할머니 손에서 누나와 함께 자랐다.
할머니는 시장에서 야채노점을 하시며
손자들을 힘겹게 키우셨고
나의 어린 시절은 늘 춥고 배고팠다.
그때 나의 꿈은 너무도 소박했다.
월세가 지겨워 내 집도 아닌 전세가 살고 싶었고
기초생활수급자 지원금으로 근근이 연명하며
사는 것이 싫어서
내손으로 밥벌이를 하며 살고 싶었다.
어디선가 가난할수록 큰 꿈을 꾸어라
또는 공부에 더 매진하여라 라는
자기 계발서적에 나올법한 이야기들은
막상 현실에서는 너무나도 허무 맹랑한 이야기로
들릴 때가 많다.
나는 그저 하루를 견뎌내기도 어려웠고
밥을 먹는 것도 겨울을 버텨내는 것도 너무 힘이 들었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된 나는 꿈을 이루었다.
내 손으로 벌어 밥 잘 먹고살고 있고
자가는 아니지만 전세 아파트에서
아내와 딸 세 가족이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렇게 꿈을 이루고 보니 이상하게도 너무 허무했다.
나는 우울증에 걸렸고 정신과를 다니며 약을 먹었다.
상담의사는 목표를 이루고 난 뒤 번아웃에 오는 경우가 많고
나의 어린 시절 삶의 원동력이 '우울'이었으며
우울증 테스트의 점수가 높으니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나는 운동과 독서 그리고 정신과 치료로 1년 정도 만에
우울증 약을 끊을 수 있었다.
인생에서 과거의 우울을 지우 고나니
정말이지 잘살고 싶어졌다.
그냥 밥 벌어먹고사는 게 아닌
내가 원하는 삶
행복한 삶
부유한 삶
그런 삶들을 누리고 싶어졌다.
꿈을 크게 갖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제야 실감한다.
그때의 어린 나에게 다시 돌아가
꿈을 크게 가지라고 설득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과거를 겪어내고 지금껏 살아온
지금의 나는 큰 꿈을 꾸고
또 이루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