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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국 Mar 01. 2023

아니, 우울증은 아닌 거 같아

그냥 기억상실증

그냥 기억상실증


언젠가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무기력한 상황 가운데 있으면 우리 몸은 이미 그걸 알고 반응한다고.


첫 번째는 그렇게 잠이 많아진다는 것이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마주할 세상이 답답해서 몸은 최대한 그 만남을 미룬다고 했다.


두 번째는 자신이 지금 어떤 생태인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거울로 자신을 한번 들여다볼 마음의 기력도 없다는 말이겠지.


마지막은 생각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축 쳐진 몸처럼 머리도 그러하다는 것인지 재빠르게 툭툭 내뱉던 말도 마치 버퍼링이라도 걸린 듯,

입 안에서 덜그럭 거리게 된다고 했다.

아... 그게... 어... 음... 하고 말이다.


컨디션 난조를 그렇게 표현한 것일 수 있겠지만

가끔 제대로 말도 못 하는 나를 보면 그때의 글들이 생각난다.

그리고 나를 잠깐 돌아보게 만든다.

'아 내가 요즘 좀 우울하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의식적으로라도 무기력함을 피해보려 애쓴다.


더 길게 쓰고 싶었는데

이번엔 좀 더 짧게 마무리해야겠다.

요즘 단어가 통 생각나지 않는다.


그냥 기억상실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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