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초보맘의 육아일기_1
똘이가 새벽에 여덟 번 정도 깼다.
깰 때마다 물고 있던 쪽쪽이를 퉤 뱉고서 좌중을 압도하는 바리토너처럼 소리를 질러댔다. (9개월 된 똘이는 목청이 상당히 좋다. 보는 사람들마다 성악을 추천하곤 한다.)
남편은 중요한 업무가 있어 일찍 출근을 해야 했기에 나는 새벽에 무려 여덟 번이나 똘이를 안고 흔들었다.
왜일까, 왜일까 도대체 왜… 왜왜…!!!! 의문을 품고서.
최근에 똘이의 수면을 위해 빛 차단을 거의 백 프로 막아준다는 암막커튼을 설치했기에 눈엔 뵈는 게 없었다.
똘이의 울음소리만 방안 가득 울려 퍼졌다.
10.2kg짜리 무거운 내 새끼 똘이를 안고서 심봉사처럼 바닥을 더듬거리며 쪽쪽이를 찾았다.
(심지어 쪽쪽이는 투명색이다. 더듬거릴 때마다 만든 이의 멱살을 잡고 싶다.)
하지만 겨우 쪽쪽이를 찾아내 똘이 입에 물려도 똘이는 진정되지 않았다.
잠에서 깬 남편이 말했다. 들릴락 말락한 희미한 목소리로… 젖 … 젖 물려…
아, 또 젖으로 입막음하란 말인가. 안 된다! 젖만큼은 안 된다!
똘이는 9개월째 새벽수유를 끊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빠르면 백일 이후에 새벽 수유 없이 통잠을 잔다는데 똘이는 9개월째 새벽에 내 젖을 찾았다.
미래에 락커가 될련지 똘이의 목청은 점점 더 거세졌고, 나는 하는 수 없이 젖을 물렸다.
똘이는 언제 울었냐는 듯 평온하게 내 젖을 쪽쪽 빨아댔다. 젖을 빠는 똘이는 예쁘지만 종종 내가 젖소가 된 건 아닐까 의심될 때가 있다.
얼마 자지도 못하고 아침 해가 떴다.
잠을 못잤기에 하루가 일 년 같았다. 열심히 놀아주고 싶은데 자고 싶었다.
나는 대체로 똘이의 놀이매트에 누워서 똘이를 봤다. 똘이는 누워있는 내 배를 짚고서 엉덩이를 열심히 흔들었다. 엎드려 있다가 두 발로 선 자신이 대견한지 똘이는 신나 보였다. 그렇게 트월킹을 미친 듯이 하더니 내 배에 입을 살포시 대고 조심스럽게 방귀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뭘까. 똘이를 쳐다보니 씨익 웃는다. 뭐지? 뭘까? 지호는 혼자 껄껄 웃으며 계속해서 부릉부릉 오토바이 시동 거는 소리를 냈다.
너도 재밌지? 라는 얼굴로, 조그만 입으로 계속 방귀소리를 냈다.
생각해 보니 며칠 전에 내가 똘이의 배에 입을 대고 똑같이 방귀소리를 냈었다. 그걸 기억한 걸까?
그때 똘이가 자지러지게 웃었는데 그걸 정말로 기억했다고…?
잠이 확 달아났다. 똘이와 장난을 치게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누워서 눈만 꿈뻑꿈뻑하던 신생아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엄마 배에 입을 대고 배방구 소리를 내는 아기로 진화하다니. 놀랍고 묘했다.
그런 기분도 잠시 똘이는 심심한지 짜증을 냈고, 나는 다시 똘이의 수발을 들었다.
며칠 째 잠을 못자서 두통이 심했다. 똘이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쿠션을 잡고서 의자를 잡고서 선반을 잡고서 젖 먹던 힘을 다해 엉덩이를 흔들고 또 흔들었다.
눈앞에서 씰룩이는 포동포동하고 작은 엉덩이. 어질어질했다.
잠을 못자서인가, 너무 귀여워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