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뭐 먹지?'
"엄마, 몇 시야?"
"내 물통 어디 있어?"
"엄마 학교 갈게 안녕."
첫째가 혼자 학교를 갔다. 둘째는 아침을 간단히 먹이고, 양치질하고 세수를 하고 나오라고 말한 뒤 나도 출근 준비를 시작한다. 일찍 일어나는 아이들 덕분에 출근 전 아침 시간이 분주하지 만은 않다.
어쩌면, 나의 출근을 위해 아이들한테 매일 잔소리한 것이 아이들에게는 잔소리 듣지 않는 노하우가 생긴 것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시계를 확인하며, 화장을 정성스레 해본다. 정성스레 한다고 해봤자 스킨로션에 선크림 바르고, 쿠션 바르고 눈썹 그리는 게 끝이면서 말이다. 시간이 남으면 립스틱을 바르고, 시간이 촉박하면 눈썹 그리기도 포기하고 출근한다. 민낯 아닌 게 어딘가 하면서 말이다.
회사에 도착해서는 업무를 쳐내기 바쁘다. 업무 중에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오는 전화는 화면을 보자마자 덜컥 겁이 나곤 한다. 아침에 둘째가 기침을 조금 했는데 열이 나는 걸까?, 아니면 첫째가 또 배가 아프다고 하는 걸까? 전화를 받기까지 찰나의 순간에 여러 생각을 한다. 아이가 아픈 것도 걱정이긴 한데, 회사에 아이가 아파서 조퇴 또는 결근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걱정이 된다.
점심은 무조건 맛있는 것을 먹어야 한다. 출근하자마자 직장동료에게 "오늘 점심은 짬뽕 먹고 싶어."라고 선전포고를 한다. 아이들과 함께 하지 않는 여유로운 식사시간! 직장 동료와 육아의 고충과 회사생활에서의 어려움들을 이야기하며, 1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린다.
퇴근시간이 다가오면, 생각난다.
"오늘 저녁 뭐 해 먹지?"
오늘 반찬가게 메뉴는 무엇인지 밴드를 찾아보거나, 배달 어플을 뒤적거려 본다.
배달음식보다는 그래도 반찬가게에서 사는 게 양도 많고, 가족 건강에도 좋을 거라 생각하면서 반찬을 사 와서 저녁을 먹는다.
"아 오늘 저녁도 해결했네"
아이들을 씻기고, 재우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이 둘 엄마였는데, 컴퓨터 앞에 앉으니 대학생이 되었다.
" 대학교 2번 간 사람 여기 있어요. 회사에서는 직장인, 집에서는 엄마, 밤에는 대학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