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오전 아쉬탕가.
잠들기 전 확인했을 때는 분명 신청 인원이 3명이었는데 도착해 보니 나와 선생님 둘 뿐이었다. 이곳 요가원을 다닌 지는 이제 3주 차, 60분간 선생님의 두 눈이 향할 곳이 오직 겨우 나 하나라니. 수련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물 흐르는 듯이 호흡하는 것. 앞의 문장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호흡에 집중하면 자연히 그 이상의 생각으로 나아갈 수 없고 오로지 호흡만. 들숨에 업독. 날숨에 다운독.
걱정과 달리 90분이 훌쩍 지나있었다. 마지막 20분은 요가에 대한 선생님의 이야기. 수강생이 혼자이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 나의 척추는 꽤나 오래전부터 무너져 있었고, 선생님 눈에 들킬 수밖에 없었다. 척추를 세워야 하는데 애꿎은 어깨만 펴고 있으니 승모근은 항상 피곤할 수밖에. 어디에 힘을 줘야 하는지 모르니 다른 곳이 대신 고생한다. 내 어깨는 연대책임의 최대 피해자.
아쉬탕가 수련 마무리에는 우르드바 다누라 아사나가 항상 껴있다. 첫 수련 때는 머리를 못 가눴다. 엉덩이와 등을 먼저 떼고, 어깨를 들어 올림과 동시에 정수리를 바닥에 닿게 하라는데 대체 머리는 왜 여기에 있는지? 내 몸이지만 말을 전혀 듣질 않는다. (내 것이라고 해서 내 말을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잘못됐을지도.) 여태 팔힘이 없어서 자세가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사실 이 자세는 하체에 들어가는 힘이 80이라고 하셨다. 다시 자세를 고쳐 잡고 허벅지에 힘을 주니 이전보다 조금 더 가볍게 머리가 들릴락 말락한 상태가 되었다. 수련에서 중요한 것 두 번째, 꾸준함. 되든 안 되든 꾸준하게 우르드바를 연습하다 보면 언젠가는 벨트 없이도 해낼 것이다.
월요가를 1년 넘게 했음에도 새롭다. 몸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시작하는 느낌. 벨트 없이 오로지 자신의 신체만으로 몸 곳곳을 감각하고 깨우치고 원상태로 돌려놓는다. 얼마나 걸릴지는 아무도 모르고 꾸준하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수련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저 호흡. 의식적으로 가슴을 부풀리고 내뱉으며 호흡을 멈추지 말 것. 땀 흘리는 자신을 뿌듯해할 것.
오늘도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