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화. 금연.
98화. 금연.
약 20 갑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던 내가 담배를 끊어야겠다고 고민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결혼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아 금연을 고민하다가 전자담배로 3개월 정도 갈아탔던 적이 있었다. 구강에서 출혈이 심해서 다시 권련으로 갈아타며 노력과 시간이 물거품이 되었던 경험이 첫 금연의 경험이었다.
‘ 다시 실패를 하면 어쩌지? 내가 정말 담배를 끊을 수 있을까?’
별의별 생각을 다하다가 결국 나는 주현이에게 금연 선언을 했다. 다시 담배를 끊어 보겠노라고. 4500원이나 하는 가격을 지불하면서 까지 담배를 피우고 싶은 마음은 정말 1도 없었다. 그렇지만 아무리 그렇다 하여도 나에게 금연은 엄청난 도전이었다. 다른 거보다 그림을 그리면서 흡연을 해온 습관이 가장 힘든 지점이다. 한 시간 정도 그림을 그리고 나면 나는 여지없이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그림도 그리지 않겠노라고 다짐을 했다.
시간은 흘러 해가 바뀌었다. 담배를 몇 보루 사놓을까도 생각했지만 그러자니 나 자신이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 그래서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야박하게도 해가 바뀌니까 담배 값은 바로 인상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수중에 있는 담배를 끝으로 더 이상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금단 현상은 금연을 시작한 지 약 6시간 정도 지나니까 발생하기 시작했다. 수축되어 있던 혈관들이 이완이 되면서 온 몸이 가려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이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니코틴은 현존하는 물질 중에 가장 중독성이 심하다고 한다. 30분 정도라니 금연의 고통은 담배를 피우다가 금연을 결심해서 실천해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고통일 것이다.
처음 하루 이틀은 정말 힘이 들었다. 피우고 싶은 것을 피우지 못하다 보니까 별 것도 아닌 일에 예민해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저 산책을 했다. 다리가 아플 정도로 산책을 하다 보면 신체의 고통 때문에 금연의 고통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었다.
다른 보조 용품 같은 것들이 필요했다. 그저 참기만 하기 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금연초를 피우기 시작했다. 금연초에서는 쑥 맛이 났다. 나름 효과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금연으로 힘겨울 때 주현이의 병세는 많이 좋아지고 있었다. 이제는 약을 먹지 않아도 정상 수치를 유지했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 건강해지고 있었다.
한편, 몇 달 동안 작품을 가져다주지 못해 생활 형편이 어려워져 있었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그림을 꾸준히 팔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하다 보니 골프 그림을 가져다주는 일만이 우리의 유일한 소득이 되어 있었다.
조금씩 주현이의 몸 상태는 좋아졌다. 나도 보름 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물론,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은 심했지만 몸이 가려운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졌다. 그림을 그리다가 담배를 피우는 습관 때문에 보름 동안은 그림도 그리지 않았다.
상태가 좋아진 주현이는 예전보다 작품에 더 집중을 하는 모습이었다. 그리하여 넉 달 만에 그림을 가져다줄 수 있었다. 미술관 대표님은 주로 주현이와 소통을 하고 있었는데 그림을 가지고 간 날 일부러 내려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의아한 일이었는데 나중에 알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