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는 걸 샘난다?
참 귀여운 표현 아닌가요?
단어에 대한 인식이 생겼을 때부터일까?
언제부턴지 알 수는 없지만
봄이 되면 꽃이 피고
새싹이 돋고 꿀벌과 나비들이
노닐 무렵이 되면 여지없이 찾아왔습니다.
꽃샘추위라는 녀석 말이지요.
녀석 때문에 몸을 일으키던 맥문동도
더 작은 새싹들도 들던 고개를 숙입니다.
짙은 갈색에서 연두 연두해 지던
잎들도 쪼그라듭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빌런 같은 녀석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계절의 변화는 더디게 가지만
어디 스스로 그러한 자연이 그냥 내버려 둘 리가 없겠죠.
칡흑같았던 밤이 지나고
새벽닭이 우는 여명이 오는 것처럼
빼앗긴 들에도 봄이 찾아올 겁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움추러드는 몸이야
어쩔 수 없지만 따뜻한 차 한잔 마시고
마음은 여전히 봄이 시길 바라봅니다.
올해의 봄이 더 기대되는 건
그냥 기분 탓이 아니겠지요.
빼앗긴 들에도 오는 봄처럼
우리의 봄이 바로 우리 눈앞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