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늦은 아침을 먹고
산책을 나섭니다.
보슬보슬 내리는 봄비가 어제와는 다른
풍광과 내음으로 저를 반깁니다.
쑥쑥 올라온 새싹들은
언제나 대견하기 그지없습니다.
시기적절하게 피어나는 꽃들은
자연의 대한 경의로움 또한 느끼게 합니다.
무릇 생명이란 피어오를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오늘 내리는 단비가 생명의 기운을
더 끌어올려주기에 충분한 듯합니다.
비 또한 생명인가 봅니다.
그저 종족보존을 위해서 이루어지는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생명의 향연은
무릇 욕망에 시달리는 우리 인간들에게는 숙연하게
다가옵니다.
인간은 식물과 다르게 광합성을 할 수 없습니다만
물과 해 그리고 적당한 양분만 있으면
자연은 순환의 질서 속에 돌고 돕니다.
살이 있는 모든 것들은 다시 흙으로 돌아갑니다.
영원한 승자가 없없던 생태계에서
유일한 승자가 된 인간에게도
봄은 역시 찾아옵니다.
우리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봄 역시 인간에게 봄입니다.
푸성귀와 봄나물들로 봄의 생명을 먹고
달라지는 계절에 성격에 맞게
농사꾼들은 1년 농사에 대비합니다.
봄은 살아있음이요.
살아 있는 모든 인간들은 저마다의
욕망으로 또 살아갑니다.
먹고 사는 것도
집을 치어 안전과 안녕을 기하는 것도
옷을 사 입어 몸은 보호하는 것도
종족 번식을 행하는 것도
사회 구성원들에게 능력을 인정받으려 하는 것도
나아가 자신의 인격을 도야하는 것까지
모든 것들은 인간의 욕망에 기인합니다.
욕망이라는 단어의 부정적 느낌이
강해서 좀 듣기에 거북할 수 있습니다.
그럼 그 단어를 의지로 바꾸어 봅시다.
의지는 봄과 참 닮은 말입니다.
살려고 하는 욕망에서
의지로 단어를 치환하면
잘 살아 보려는 의지로 이해됩니다.
좋은 의미로만이 아니라
좋은 뜻과 선한 마음이 보태어지면
욕망이라는 단어는 의지라는 단어로
바뀔 수 있습니다.
봄비가 생명으로 나아가는 자연의 의지라면
인간의 선한 꿈은 삶에 대한
더 잘 살아가려고 하는 인간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의지가 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