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화. 밤샘촬영.

76. 밤샘 촬영.

by 번트엄버

76. 밤샘 촬영.


죽음의 스케줄은 점점 다기 오고 있었다. 연속으로 오일이나 잡혀 있었는데 초반 삼일은 욱이형팀 일이었고 나머지 이틀은 세 종 이 팀 촬영이었다. 초반 이틀은 꼬박 밤샘을 해야 했던 촬영이었는데 잠을 자지 못한 몸은 이미 정상이 아니었다.

셋째 날 촬영은 세팅만 세 시간이 걸리는 촬영이었는데 가수였던 모델의 스케줄 때문에 촬영은 금방 끝이 났다. 이제는 집에 가나 싶어 쾌재를 불렀지만 이미 촬영이 금방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욱이 형은 다른 스케줄을 잡아 놓은 상태였다. 이 날은 스케줄이 두 개가 있는 것이었다. 나는 하루에 두 탕을 뛰는 경우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점심을 오랜만에 식당에서 맛있게 먹고 다음 촬영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어제 찍던 광고의 연장이었다. 학교 강당에서 촬영을 하는 것이었는데 2층에 있는 장소로 장비를 옮기는 일이 힘이 많이 들었다. 이 날의 촬영은 하루 종일 장비만 옮기다가 끝이 났다. 정리를 하고 집에 가고 싶었지만 집에 가는 것보다 잠이 우선이었다. 어제 거의 잠을 자지 못했기 때문에 심신은 몹시 지쳐 있었다. 그렇게 오늘도 찜질방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되었다.

다음 날이 되었다. 오늘은 세종이의 촬영이 있는 날인데 내일까지 이틀의 일정이었다. 명절이 다가오고 있어서 인지 한우 자조금 협회 광고라는 말을 들었다. 첫 촬영은 스튜디오에서 하는지 집결지가 스튜디오였다. 스튜디오는 일반 가정집보다 촬영이 용이하다. 매번 같은 곳으로 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곳도 이미 여러 번 온 곳이어서 익숙했다.

한 시간 넘게 세팅을 하고 촬영 준비가 마무리되었는데 소고기를 굽는 장면을 연출하는 것이었다. 카메라에 먹음직스럽게 소고기를 굽는 장면을 연출하다 보니 구운 소고기가 계속해서 생기는 상황이 발생되었다. 생각지도 못했던 스텝들의 소고기 파티가 열렸다. 한 번 굽고 한 번 먹고 다시 굽고 다시 먹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그 덕에 스튜디오에 있던 모든 스텝들이 특급 소고기 그것도 꽃 등심을 원 없이 먹을 수 있었다. 고기가 식기 전에 카메라 감독님은 스텝들 하나하나를 다 챙겨가며 소고기를 먹을 수 있게 나누어 주었다.

이번 촬영은 이동이 많은 것이 특징이었다. 여러 가지 상황을 담다 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았는데 이런 촬영은 스텝들을 괴롭히는 촬영이 될 수밖에 없다. 장비를 내리고 정리하고 다시 실고 이동하고 내리고 정리하는 일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총 네 번의 이동이 있었고 밤 씬 까지 있어서 역시나 예상대로 날밤을 세웠다. 내일도 촬영을 같이 하는 스텝들이고 다 같이 지쳐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다음날 적당히 하겠지라고 생각하며 4일 연속 찜질방 신세를 면치 못하던 나는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짧은 잠을 잤다. 잠을 잘 수 있는 시간이라곤 딱 한 시간밖에 되지 않았다.

다음날이 되었다. 아니 한 시간이 지났다. 오늘은 식당에서 첫 촬영을 시작했다. 장사를 개시하기 전에 촬영을 마쳐야 했기에 빡빡하게 촬영은 진행됐다. 그리고 스튜디오로 다시 장소를 옮겼다. 소스 촬영 때문이었다. 원래 이런 촬영은 가장 나중에 하는데 마지막 촬영이 대형마트 촬영이라 순서가 뒤 바뀐 것이었다. 마트 촬영은 영업이 끝나고 나서야 촬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촬영을 위해 옮긴 대형마트에서는 진열대를 고기로 가득 채우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촬영 세팅을 위해 구입한 고기는 100만 원이 넘는다고 했다. 저렇게 많은 고기를 나중에 어떻게 처리하나 궁금해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세팅을 마치고 담배를 한 대 피우려는데 완전하게 밖으로 나가야 해서 눈치가 보였다. 퍼스트에게 말을 하고 장비도 챙겨갈 겸 차가 있는 곳으로 와서 담배를 피운다. 이런 경우는 차량 근처에나 왔을 때나 한 대 피울 수 있다.

“ 오늘도 완전 밤샘 이겠는데.”

뒤따라오던 성수형이 혀를 찬다.

“ 그럴 거 같아요. 그래도 지옥의 연 짱 5일 촬영이 드디어 막을 내리네요.”

그저 나는 집에 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았다. 담배를 마저 다 피우고 다시 촬영장으로 위치를 옮겼다. 때마침 오케이 사인이 나와 다음 씬으로 다시 세팅을 해야 했다. 마트 전체를 돌면서 원하고자 하는 그림을 찾아내서 세팅하고 촬영에 들어간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스텝들은 잠이 부족 하지만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아니 더 좋은 것이 나올 때까지 촬영은 계속된다.

대망에 정육코너 촬영이 시작되었다. 푸드팀과 아트팀이 꾸미는 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렸다. 대망의 마지막 신을 찍으면 이제 오늘 촬영은 끝이다. 주부가 고기를 고르는 장면. 고기를 손에 드는 장면. 그리고 선물 세트 장면까지 찍고 나니 시간이 새벽 4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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