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얼음처럼 서서히 녹고 있었다.
30대에 처음 이 병을 진단받았다. 그리고 7년을 병과 싸웠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을 때 오는 안도감이 있다.
최선을 다했을 때 느껴지는 확신이 있다. 이겼다고 생각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은 대체로 참아야 하는 삶이었다.
최선이 항상 최고의 결과를 가져오지 않음은 진즉에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이 내 것이 될 때는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스치는 바람에도 눈물이 쏟아졌다. 눈동자안에 그렁그렁 거리는 눈물 때문에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다.
7년째 겨울을 나는 다시 병원에서 보냈다.
척추 안에 굵은 주사 바늘을 찔러 넣을 때는 통증을 참을 수가 없었다.
통증뿐 아니라 그 어떤 것도 이젠 참고 싶지 않았다.
삶이 잔인했다.
나는 그 잔인한 삶에 더 이상 구걸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통증이 줄어들면 나는 또다시 삶을 아련하게 쳐다봤다.
그것은 우스운 일이었으나 간절한 일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렇게 살아남는 삶은 고통일 뿐.
얼음이 서서히 녹듯 나도 조금씩 녹아 없어지고 있었다.
차가운 얼음 같은 나의 삶을 양손으로 비비며 녹이고 있었다.
녹아 없어지는 내 삶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지난 삶을 함께 했던 친구가 말했다
"살아만 있어라"
'살아만 있어라' 그 말을 대뇌어 보았다.
삶의 목적이 새롭게 깨달아지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