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신화와 전설 속의 신들은 그들을 돕지 않았다.
아직 쌀쌀한 새벽, 정화수를 떠놓고 기도하는 그림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들도 알지 못했던 신, 존재여부조차 확실치 않지만 전능하기만 할 것 같은 신에게 날마다 기도했을 사람들. 그 신들의 눈과 귀를 여는 유일한 방법은 정성과 지속성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새벽마다 일어났다. 간절하게 엄숙한 마음으로.
신들의 사정이야 어떻든
새벽마다 무릎 끊고 기도하는 그 행위자체가 그들에게는 희망이고 위로였을 것이다.
철저한 무력감 속에서도 반복된 기도행위와 신이 들을 것이라는 확신이 그들을 새벽마다 깨웠을 것이다.
그 확신과 위로가 하루하루 살게 하고
그 기도시간에 부어지는 희망과 평안이 그 험한 시간을 견디게 했을 것이다.
때론 우리도 무언가를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로이고 평안일 될 때가 있다.
아무런 진전과 변화가 보이지 않아도 쉬지 않고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나를 위로한다.
그 속에서 희미한 희망마저 보게 된다.
그런 지속성이 가져오는 변화는 틀림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들은 그들을 돕지 않았다. 우리가 우리를 돕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