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갇힌 대학생 1

삐빅! 통과입니다.

by 기생충

화장실에 갇힌 대학생

1.이 날도 어느 날과 같은 날이었다.


어릴적부터 부모의 기대를 받아왔던 나는 보기좋게 그리 좋지 않은 대학을 다니게 되었다.


그 후 아침밥은 잔소리를 반찬으로 하지 않으면 쉬이 넘어가지 않았다.


아침은 어김없이 고기가 하나도 없는, 고탄수 저단백 식단이었다.


짜고 매웠다.


아침을 다먹은 적은 거의 없었다. 밥은 많고 입에 맞는 반찬은 적었으며 원래 입이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침밥은 빼먹지 않고 매일 먹었는데 그것은 어머니가 원했기 때문이다.


원치 않는 삶을 강요당하는 삶.


그래서 최대한 집에 있는 시간을 줄여 부모와 있는 시간을 줄이고 싶었다.


남들보다 일찍 집을 나서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었다.


이른시간임에도 지하철과 버스는 앉을 곳이 없다.


그나마 버스정류장이 집앞에 있어 버스가 편하기는 하였다.


하지만 더 많이 걸어야 하는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지하철을 타고 내릴때 찍어야 하는 개찰구 때문이었다.


개찰구에 교통카드를 찍으면 "삐빅!" 소리와 함께 개찰구를 막고 있던 장애물을 움직여 건너편으로 갈 수 있게 된다. 버스는 이런 것이 없다.


무언가를 통과하기가 어려운 이 세상에서 이처럼 손쉽게 통과할 수 있는 곳은 흔히 찾을 수 없다.

카드를 찍고 개찰구를 통과하면 별것도 아닌 일이지만 괜스레 어깨가 으쓱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었다.


학교로 걸어가면서 이 날도 어깨가 어'깨' 인지 어'께'인지 헷갈렸다.


언제나 나는 이런게 어려웠다.


벌'레'인지 벌'래'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