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그늘 뒤집어 쓴
빨간 조끼 서넛, 종량제 봉투처럼 바스락거린다
늦봄 꼬리까지 얹어
저울에 달아도 무게가 나가지 않을 것 같은 세월
마스크에 가려져 있다
얼마나 침을 모아야 침묵이 되는가
혀 밑을 갈근거리는 굽은 살구나무
무릎을 펴면 닿을 것도 같은
시큰한 가지와 가지 사이
서쪽 하늘 넘어다본다
아직 몇 매달려 있는
살구알 같은 노인의 집게에 집혀
쓰레기봉투에 담기는
석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