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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 말은 무엇이었을까, 오징어게임3 리뷰(스포주의)

오징어게임3의 메세지

by 토마토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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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3를 봤다. 시즌2에서의 실망이 컸던 만큼, 이번 시즌엔 기대가 많았다. 오징어게임2는 매끄럽지 않았지만, 시즌3로 가기 위한 연결이라 생각하며 애써 이해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번엔 정말, 시리즈를 정리해줄 한 방이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쉽다. 많이.


먼저 이 글에는 강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다. 또, 애정이 있으나 혹평에 가까운 리뷰임을 미리 고지한다.

내가 오징어게임3에 기대했던 건 크게 세 가지다. 또 어떤 게임이 등장할까? 시즌을 관통해온 인물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그리고, 오징어게임 시리즈는 어떤 방식으로 끝을 맺을까?



1. 게임

게임 중에서는 첫 번째 게임인 술래잡기가 가장 인상 깊었다. 살아 있는 참가자 수가 많고 공간감도 커서, 연출이 힘을 꽤나 들였다는 인상이 남는다. 가장 재미있게 보기도 했다. 동그라미, 세모, 네모 열쇠도 멋진 기믹이라 생각했다.


이어지는 단체줄넘기는 시즌1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생각나기도 하는 연출이였다. 마지막으로 고공 오징어게임이 등장하는데, 아무래도 시즌 마지막인 만큼 오징어 게임이 다시 등장하리라 맞춘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



2.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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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시즌3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건 인물의 활용이다. 성기훈의 변화는 납득하기 어렵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듯하면서도 결국 이긴다. 감정도, 말도, 행동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프론트맨은 더 이상 어떤 상징도 되지 못한 채 게임만 진행하고, 게임장 밖의 인물들은 왜 목숨을 걸고 뛰어다니는지 알 수 없다. 현주는 가장 캐릭터성이 뚜렷한 인물이었지만 초반에 너무 쉽게 퇴장한다. 부녀와 준희 역시 마찬가지다.


후반부로 갈수록 남는 인물들은 캐릭터성도, 감정선도 희미해진다. 캐릭터 이름도 물론이거니와, 그저 끝까지 남았다가 마지막에 죽은 사람들로밖에 기억되지 않는다.



3.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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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궁금했던 결말은, 더 혼란스러웠다. 성기훈의 자살. 우승자 아기. 케이트 블란쳇의 딱지치기. 황준호(위하준)가 갑자기 상금과 아기를 떠안으며 미혼부가 된 상황. 그는 형, 프론트맨을 만나서 대체 뭘하려고 그 고생을 했던걸까. 게임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프론트맨이 상금과 아이를 건내지 않았을까?




성기훈이 마지막에 남긴 말이 있다.


“우리는 말이 아니야. 우리는 사람이야."

하지만 정작 성기훈은 임시완을 죽였다. 단체줄넘기에서는 함께 살기 위해 애썼던 그가, 마지막 게임에서는 죽음을 선택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사람으로 남고 싶었지만, 결국 똑같이 무너졌다.
성기훈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숭고하지 않았다.

오징어게임3가 말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이였을까?

“사람은…”


시리즈가 끝났지만, 내가 원했던 대답은 끝내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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