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의 새로운 시작, 제임스 건의 슈퍼맨
2025년에 개봉한 새로운 영화 『슈퍼맨』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슈퍼맨 역의 배우가 바뀐다는 소식에 처음엔 아쉬움이 컸다. 특히 전작의 헨리 카빌을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새 캐스팅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이 배우야말로 지금 시대의 슈퍼맨에 딱 어울린다고 느꼈다.
이번 작품은 제임스 건이 연출을 맡았다고 해서 관심이 더 갔는데, 역시 감독의 역량이 영화를 이렇게까지 바꿀 수 있다는 걸 실감하게 했다. DC 히어로물이 이렇게 힙하고 유쾌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음악 선택도 탁월해서,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더 즐겁게 만들어 주었다.
여자 주인공도 빌런도 매우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그동안 잘 몰랐던 그린랜턴, 미스터 테리픽 같은 DC 캐릭터들도 이 영화에서 처음으로 흥미롭게 다가왔다. 어쩌면 마블 히어로들보다 덜 멋있다고 생각했던 인물들이 이렇게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게 인상 깊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단연 크립토였다. 슈퍼맨의 반려견으로 등장하는 강아지 캐릭터인데, 알고 보니 제임스 건 감독이 실제로 입양한 구조견 오즈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든 캐릭터라고 한다. 영화 속 크립토는 유쾌한 매력을 뽐내며 이야기 전개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상징적인 슈퍼맨의 비행이나 전투 장면들도 지루할 틈 없이 멋지게 연출되었고, 아이맥스로 관람한 선택에 만족감이 컸다. 쿠키영상은 두 개가 있으니, 하나는 엔딩 크레딧 중간에, 다른 하나는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 나오니, 크레딧 끝까지 다 보고 나오는 걸 추천한다.
이전 슈퍼맨 시리즈를 꼭 보지 않아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DC 세계관에 큰 기대가 없던 나조차, 이 영화를 계기로 앞으로의 DC 히어로물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