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꼰대다

by 영백

나는 가끔 생각한다.


“나는 꼰대인가?”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대부분의 순간 대답은 “그렇다”이다.


나도 모르게 “나 때는 말이야”라는 문장이 목구멍까지 올라올 때가 있다.
누군가의 선택이 이해되지 않을 때,

내 경험을 기준 삼아 조언 아닌 조언을 늘어놓고 싶어질 때,
내가 맞다고 믿는 방식이 상대의 삶에도 맞아떨어질 거라 착각할 때.

그때 나는 깨닫는다.

아, 나도 나이가 들고 있구나.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는 ‘꼰대’가 될 수 있겠구나.


사실 꼰대는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경험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만드는 순간 누구나 꼰대가 된다.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라, 마음이 굳어버렸을 때 꼰대가 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꼰대가 되는 순간은 대부분 두려울 때였다.

내가 알고 있는 방식만이 안전하다고 느낄 때,
변화가 불안할 때,
실패가 두려워 누군가의 도전을 막고 싶을 때.

“이렇게 해야 한다”는 말은 사실 누군가를 위한 조언이 아니라 내 불안을 가리는 방패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내가 누군가에게 꼰대처럼 들릴 때는 상대가 틀린 것이 아니라, 내가 더 이상 배우려고 하지 않을 때였다.

세상은 계속 바뀌는데 내가 멈춰 있는 순간, 나는 과거의 기준으로 현재를 재단하게 된다.
그 차이가 불편함을 만들고, 그 불편함이 결국 ‘꼰대’라는 이름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다행히도 아직 한 가지는 알고 있다.
내가 꼰대라는 걸 인정하는 순간, 더 이상 꼰대로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든 조언을 멈출 필요는 없다.
다만,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는 마음.
내 기준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인정.
배우려는 태도를 잃지 않으려는 의지.


그 마음 하나면
나는 ‘꼰대’에서 ‘어른’으로 바뀔 수 있다.
타인 위에 서는 어른이 아니라,
곁에서 손을 내밀어줄 수 있는 어른.


나는 꼰대다.

하지만, 꼰대로 남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다짐한다.

누군가의 세상을 내 기준으로 줄이지 않겠다고.
내 경험을 진리처럼 내세우지 않겠다고.
알고 있는 것보다 배우려는 마음을 더 크게 품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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