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모든 선택은 저희가 한 겁니다.

by 영백

어머니 보세요.


어느 날 어머니께서 조용히 꺼내신 그 말씀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너희들이 원해서 태어난 게 아닌데, 괜히 엄마가 세상에 태어나게 해서 힘든 삶을 살게 해 미안하다.”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저는 위로를 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말속에는 미안함과 사랑이 함께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 그건 어머니의 잘못이 아닙니다.


우리는 분명 선택하지 않은 채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그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삶은 달랐습니다.


하루하루의 선택,

작은 결정 하나,

포기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순간들,

그리고 때로는 잘못된 길을 돌아온 시간들까지.


그 모든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닌 저의 선택이었습니다.


철학자들은 말합니다.

인간은 태어난 이후에야 자신을 만들어간다고.

던져진 존재일지라도 그 안에서 방향을 정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라고.

처음은 선택할 수 없었지만 그 이후는 모두 선택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삶은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것이 아니라,

어머니가 시작하게 해 주신 위에서 제가 하나씩 쌓아온 결과입니다.


어머니께서 저를 이 세상에 보내주신 것은 잘못이 아니라 기회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기회 속에서 수없이 흔들리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며 지금의 저를 만들어왔습니다.


인생은 탄생과 죽음 사이의 선택이라고 합니다.

Birth와 Death 사이에 있는 것은 결국 Choice라고.


그 사이를 채우는 것은 어머니의 결정이 아니라 저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니 어머니,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감사드립니다. 이 선택들을 해볼 수 있는 삶을 시작하게 해 주셔서.

앞으로의 선택도 제가 책임지고 살아가겠습니다.

어머니의 아들로서, 그리고 제 삶의 주인으로서.

사랑합니다.


아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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