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울가 바위위에 앉아서
흐르는 시내물에 발을 담그고
나는 홀로 흘러간 옛시절을
추억해 봅니다.....
동년배 꼬마들과 한데 어울려
안고싸고 딩굴며 뛰놀다
옷 바래고 들어오면
언제나 어머니손에 이끌려
나는 이 개울가에
나오군 하였습니다.....
몸에닿을 찬물이 싫어서
어머니 꾸중에 억지로 옷 벗으면서도
떼질을 쓰며 애를태우던 그 시절이
어제인듯,그제인듯 생생히 떠오릅니다.....
한 팔을 어머니손에 잡혀
옴짝못하고 찬물찜질 당하다가도
어느새 그 손에서 빠져나와
벌거숭이 그대로
개울 저켠너머로 도망치며
그래도 좋아라 소리지르던
그 시절의 나의 유년이었습니다...
자꾸만 멀리로 도망치는 나에게
어머니는 돌아오라 웨치시며
엄한눈길 보내셨지만
그래도 그때 그눈가에 어린
자애의 미소를
어머니는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학교로 가는길,집으로 돌아오던길
언제나 넘어야만했던 그 개울
건너야만 했던 그 징검다리...
개울가 바위위에 앉아서
나는 지금 조용히
못잊을 그 시절을 그려봅니다...
하루공부 끝마치고 돌아오던날
억수로 쏟아부은 비에
그나마 놓았던 징검다리 간데없고
자그마한 개울이
사품치는 강으로 변해버린날....
비바람 맞으며 집으로 돌아올
이 아들이 걱정되시어
강기슭 마중나오신 어머니...
이켠에서 손을 흔들며
발을 동동 구르는 나늘 바라보시다
주저없이 두려움 없이
그 강물에 뛰어드셨습니다.....
무서움에 떠는 저를
꼭 껴안으시고
다시 강 저켠으로 한치,한치
사품치는 강물을 헤가르시다
떠내려오는 나무통에 부디쳐
넘어지시다 겨우 다시
일어서시면서도
물속에서도 물위에서도
저를 부둥켜안은 그 손만은
푸실줄 몰랐습니다.
기슭에 닿을무렵
늦게나마 달려오신 아빠품에
기운잃고 쓰러지시면서도
어머니는 먼저
이 아들을 걱정하셨습니다.....
어린 철부지 가슴에도 저는 그날
깨달았습니다.
이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다 그러하듯
자식을 위함이라면
물속이 아니라 불속이라도 뛰어들
어머니는 강한 분이시라는것을.....
개울가 바위위에 앉아서
나는 떠내려오는 가랑잎 주어들고
그 잎새 떨어졌을 산골짝 머나먼 저끝
북녘 고향하늘 그리며
그 하늘 우러러
간절히 맘속 기도를 드립니다.....
지금도 동구밖 그 개울가
그 빨래터에서
가난에 찢기고 터갈라진 손으로
아직도 낡은옷 빨고계실
이제는 반백이 다되신 울 어머니
부디 몸성히 계시옵기를...
바라건데 어머니
부디 건강하심은
이 아들이 홀로 낯설은 세상살이
이겨내는 힘의 원천입니다.
의지의 샘 입니다.....
개울가 바위위에 앉아서
나는 그려봅니다.
반드시 언젠가는 오고야말
통일의 그날에
그때처럼 지금처럼
개울가 바위위에
어머님 모시고 나란히 앉아
흘러간 그옛날을 추억할
행복의 그 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