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언니 오는 날

문주집에 사는 순이

by 김문주

무겁지만 설레는

공기


팽팽하지만 느슨한

긴장감


무덤덤하지만 흔들리는

말소리


얕은 한숨

살짝 올라간 미소


먹구름 속에

반짝이는 해


비바람 속에

꿋꿋한 나무


인간들은

개가 감정의 냄새를 맡는 걸 알까?


언니 오는 날


현관 앞에 앉아서

기다린다.

율이도 기다린다.

울이에겐 엄마 같은 언니니까.


울아,


나의 사랑을

네가 절반을 가져갔지만

반을 나누어도 괜찮아.

사랑은 마치 옹달샘처럼

퍼내도 퍼내도 다시 솟아나니까.

우리 엄마 아빠는 그런 사람이니까.


우리 오빠는 언제쯤

이러한 이치를 알게 될까?


울아,

잘할 수 있지?

오늘만은 너의 깨방정을 참아줄 테니

마음껏 사랑해

마음껏 표현해













keyword
작가의 이전글산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