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

by 와이와이

2021.12.2.


일상에 익숙해지는 듯. 점점 비슷해지는 하루들. 단순해진다. 시간이 빨리 흐르고. 정해진 일과에 수동적으로 맞춰 사는 일과표가 만들어졌다. 4일이나 담배를 안 폈다. 못 폈다. 무서워서. 사랑니에 고마워해야 하는 건가. 근데 4일 정도 안 폈다고 대단한 변화는 없는 것 같다. 집 오는 길에 갑자기 비가 와서 집까지 뛰어왔다. 숨이 차는 정도가 흡연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역시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운동과 금연을 병행, 꾸준히 하는 것이 좋은가보다. 사랑니 발치 이후 괜히 몸을 빡세게 움직이는 게 겁이 난다. 운동, 술, 담배 모두 지금은 안 한다. 며칠 플랭크를 안했더니 그새 허리가 아프다. 언젠가 허니라 목 디스크가 나가 아플 것 같다는 예감을 느낀 지도 오래다. 다음주 월요일, 실밥을 푸르면 운동은 꼭 다시 해야지. 내가 하는 운동 대단한 것 없다. 가벼운 맨몸운동 몇 가지와 자전거타기. 멸치는 아니지만 딱 마른 체형을 유지하기를 목적으로 하는 활동들이다. 돈과 시간이 많다면 pt를 받고 싶기도 하지만 그런 조건이 안 된다면 날씬한 게 다음으로 좋다. 움직임이 재다는 인상을 주는 게 좋다. 술과 담배는 어떨까. 이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를 다뤄보는 것이 우선일 것 같다. 머리와 가슴이 말하는 방향이 서로 다를 때에는 어떡할까. 예를 들어, 나는 당분간 연애를 안 하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란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가슴은 연애를 외치고 있다. 머리와 가슴의 외침이 서로 다른 게 고통스럽게 만든다. 이성적으로 옳은 일과 충동적, 본능적으로 하고 싶은 일의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행복할지 알아야한다. 작은 선택들이 모여 미래가 되는 만큼, 이건 간과하기엔 꽤 중요한 문제다. 다시 돌아가서 금연, 금주는 이성적으로 보았을 때 금전의, 건강의 측면에서 옳은 이슈다. 하지만 니코틴에 중독된 몸에 이끌려, 회를 떠올릴 때 함께 들이키는 소주를 떠오르며 가슴은 흡연과 애주를 외친다. 뭐 사실 술이야 워낙 가끔 마시니까 괜찮다고 쳐도 될 것 같다. 그렇다면 흡연은? 담배는 피운지 13년이 되었다. 내년이 되면 햇수로 14년이다. 긴 시간동안 너무 많이 피긴 했다. 그 와중 나의 폐활량은 점점 줄어들어갔다. 컨디션에도 부정적인 느낌이다. 두통이 더 많이 오고 순간적으로 피곤해지는 느낌도 더 많이 받는다. 담배를 피고 안 피고의 차이가 가장 극명한 영역은 바로 그 쪽인 것 같다. 지구력. 오래 앉아 있는 것이 수월해진 느낌이다. 기분 탓일 수도 있지만. 담배를 피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필 때의 기분이 좋은 점이다. 계속 혼자 있어도 담배를 피울 때는 특히 센티하고 고독한 현대 사회 속 한 개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대충 찾아보니 담배를 피운다고 스트레스가 풀리긴 개뿔 오히려 더 받고, 건강에 안 좋은 것은 익히 유명하고. 담배를 구매하는 비용도 따져보면 한두 푼이 아니다. 2500원이면 편했을 텐데, 4500원은 확실히 저렴한 가격은 아니다. 따지면 정말 끝이 없지, 백해무익 한 거지. 근데 아무리 이렇게 생각하고 떠들어봤자 소용없는 걸 안다. 나는 분명 다시 담배를 잡을 것이다. 이유를 생각해보자. 첫째, 내 방에 발치 전 사놓은 담배가 있다. 둘째, 흡연하는 친구를 만나면 필 것이다. 셋째, 술을 먹게 되면 술 핑계로 필 것이다. 넷째, 사랑니 상처가 다 나으면 담배에 손을 댈 허들이 낮아질 것이다. 다섯째, 일을 시작하면 담배 값이 비교적 만만해진다. 지금 대충 생각해도 이 정도다. 담배를 너무 많이 펴왔기에 뇌가 절여지듯 니코틴에 중독되었다. 이건 정말 후회되는 일 중 하나. 확실히 금연하는 날이 길어질수록 뿌듯함 또한 커진다. 나 벌써 4일이나 안 폈네 하며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한 대 태우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들고. 아이러니하다. 사람이란 게. 주변에 보면 한 번에 탁! 하고 끊어내는 사람들이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기질 중에 욕구 참기 능력이 있다고 한다. 마시멜로 실험으로 유명한 건데, 눈앞의 유혹을 참아내 더 큰 보상을 받아낸다는 성격이 있다. 금연을 성공한 사람들은 그러니까 유혹을 참아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고 성공에 더 가까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나를 대입해보자. 나는 잘 못 기다리는 성향이다. 잘 안다. 성격이 급하고, 조급하며 미래를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당장 좋은 것들을 빠르게 잡아내어 꿀 빠는 것을 선호해왔다. 필요한 게 있으면 짧은 시간 안에 얻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고. 그렇다고 게으르지 않았다. 하고자 하는 일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다. 노력한 시간도 그 안에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결국 썩 잘 되지 않았던 이유를 떠올리면 긴 호흡으로 멀리 보는 시야가 적었기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유혹 상황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상황을 바라보면 큰 호흡으로 시간을 나눠 시기별 목표를 잡아 나를 컨트롤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든다.

금연,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30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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