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취향
취향이란 무엇일까요? 단순한 선호도를 넘어, 삶의 질감을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손길과도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떤 음악에 젖어들고, 어떤 그림에 마음을 빼앗기고, 어떤 향기에 끌리는가. 그것들은 모두 우리 안에 숨겨진 취향의 조각들, 나를 나답게 만드는 독특한 지문들입니다.
취향을 찾는 여정은 길을 잃은 듯 낯설지만, 동시에 설렘으로 가득 찬 모험입니다. 마치 깊은 밤, 별이 쏟아지는 하늘 아래 길을 걷는 것처럼, 어둠 속에서도 나만의 별빛을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혼란스럽습니다. 무수히 많은 선택지 앞에서 방황하고, 자신의 마음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마치 넓은 바다에 홀로 작은 배를 띄운 듯, 방향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감각을 깨워나갈 때, 조금씩 자신만의 취향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어떤 음악이 가슴을 울리고, 어떤 그림이 영혼을 흔드는지, 어떤 향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지, 조용히 귀 기울이면 분명 가슴이 뛰는 순간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마치 깊은 숲 속에서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과 같습니다. 반짝이는 보석을 발견했을 때의 짜릿한 기쁨, 그것이 바로 자신의 취향을 발견하는 순간의 감동입니다.
이러한 항해를 통해, 취향을 가진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릅니다. 그들의 눈에는 평범한 풍경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특별한 감각이 있습니다. 길가의 작은 꽃 한 송이에도, 낡은 벽돌 건물의 빈티지한 질감에도 그들만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들의 취향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세상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줍니다.
취향은 단순한 선호도가 아닙니다. 개성의 표현이며, 자아를 드러내는 또 다른 언어입니다.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은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과정입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해나가는 여정이며, 결코 끝나지 않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그 여정의 끝에 자신만의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그것은 오직 자신만이 가질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테드님, 안녕하세요! 저 여름밤이에요.
잘 지내셨나요? 메일을 받으시고 반가운 마음이 앞서신다면 참 좋겠네요. 후후
편지를 끝내기에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좋은 제안을 해주셔서 이렇게 메일을 보내게 됐어요. 편지를 다시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구 기쁩니다! ㅎ_ㅎ
일단 명절은 잘 보내셨나요? 6일 연휴가 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겪어보니 너무 짧더라구요..! 좋은 시간은 왜이렇게 쏜살같이 흘러갈까요? 전 명절동안 가족들과 함께 가까운 곳으로 놀러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잠도 매일매일 푹 잘잤어요. 좋아하는 눈도 원없이 봐서 참 행복했답니다. 테드님의 명절은 어떠셨을지도 궁금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가볍게 먼저 제주도 이야기를 꺼내볼게요. 3박 4일동안 제주도에 머물렀는데 있는 내내 날씨가 참 좋아서 걷기만해도 좋더라구요. 그 중 하이라이트인 일출등산은 너무나도 성공적이었어요. 물론 과정은 우당탕탕, 어려움도 있었지만요..! 힘들고 지쳤던 순간들도 지나보니 다 추억이에요.
앞도 보고 뒤도 보는 등산은 인생과도 꼭 닮기도 하죠? 깜깜한 어둠을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해 올라가던 그 길이 아직도 생생해요. 머리 위로는 수없이 많은 별이 떠있었어요. 가파른 경사를 정신없이 오르다 문득 뒤를 돌아보니 하늘이 분홍빛으로 물들고 있었어요. 조금 지체되는 바람에 정상에서 일출을 실시간으로 보지는 못했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었어요. 제가 찍은 사진을 첨부해서 함께 보내드릴게요.
같이 간 친구에게 여기는 꼭 지구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어요. 수북히 쌓인 눈과 발밑에 깔린 구름을 보니 얼음별 행성에 있는 것만 같았어요. 그 순간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도 너무나도 감사했답니다. 혹시나 기회가 되신다면 겨울의 한라산 영실코스 한 번 가보세요!!! (이미 가보셨을수도 있지만,,) 저는 또 갈 기회가 생긴다면 무조건 가려구요!
테드님이 가셨다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도 얼마나 멋진 모습일까요? 최근에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갑자기 노홍철 채널이 떠서 보니 히말라야 랑탕산을 다녀왔더라구요. 영상 속에서 노홍철은 고산병으로 엄청 고생하던데(결국 중간에 하산하더라구요..!!) 테드님은 괜찮으셨을까요? 전 고산지대를 가본 적이 없어 고산병을 겪어본 적이 없지만 정말 힘들어보이더라구요. 테드님의 안나푸르나 등산후기도 너무 궁금해요! 언젠가 저도 살다보면 가보지 않을까 생각도 들거든요. 어쩐지 많은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아요.
테드님의 진심어린 이야기도 감사히 잘 읽어보았어요. 읽으면서 느낀 점은 테드님이 참 겸손하시다고 생각했어요. 정말로 운이 좋아 이룬 것들도 있겠지만 그만큼 또 노력을 하고 갖췄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행운도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고 하잖아요!
저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하자면.. 전 대학교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 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케이스인데요. 그래서 결국 전공을 살리지 않고 다른 진로를 택하게 됐어요.
그 당시를 떠올려보면 인생의 암흑기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만큼 많이 힘들었어요. 서류와 면접에서 불합격이 반복되면서 자존감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부모님 앞에서 울기는 싫어 아무도 없는 외진 곳을 찾아 엉엉 울었던 적도 있었어요. 진로에 관한 이야기는 더 말하면 길어질 것 같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말씀드릴게요! 어찌됐건 지금은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독립도 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네요. 힘이 들때면 그 때의 내가 있어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하려고 해요. 살면서 마음처럼 풀리지 않는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하나씩 풀어내다보면 조금 더 성장한 제자신을 마주할 수 있다는 생각을요.
전 최근에 2025년 목표 중 한 가지를 추가했는데요. 제가 좋아할만한 새로운 취향을 찾아보려고 해요! 최근에 본 유튜브 영상에서 유튜버가 2025년 목표 중 하나로 새로운 취향찾기를 정했더라구요.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파도타듯이 즐기며 내가 좋아하는 취향을 찾아보자는 영상 댓글에도 감명받았어요. 그래서 올해도 이것저것 열심히 도전해보려고 일단 마음은 먹었어요. 책읽는 것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보며 내가 좋아하는 분야는 무엇인지 정립하고 술을 잘 마시지는 못해도 내가 좋아하는 술은 무엇인지도 확실히 알아보려고 해요. 취향과 주관이 뚜렷한 테드님 같은 분들을 정말 멋있다고 생각해서 올해는 제 취향을 조금 더 확고하게 가져보려고 합니다!!! 이렇게 말을 해야 보여주기식이라도 하게 되지않을까,, 하는 마음도 있어요. 테드님도 올해 설정한 목표 중 하나 있으시다면 공유해주세요. 그럼 목표를 향해 잘 가고 계신지 가끔 여쭤볼게요.
테드님의 배려덕분에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메일작성을 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너무 감사해요..!
테드님이 대나무숲처럼 이용해달라고 하셨는데 저도 테드님의 대나무숲이 되어드릴게요. 테드님에게 하는 이야기가 꼭 저한테도 하는 이야기 같아서 속이 시원할때도 있더라구요. 남한테 하기 어려운 이야기일지라도 메일로 적어주시면 열심히 들어드릴게요!
오늘은 햇볕이 꼭 봄날과도 같았는데요. 그런데도 어쩐지 가벼운 감기기운이 찾아온 것 같아요. 그래서 메일을 보낸 뒤, 일찍 취침해보려고 합니다! 내일부터는 입춘한파가 예보되어 있더라구요. 엄청 춥다고 하니 옷 잘 챙겨입으시고 새로 시작할 2월의 첫째주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랄게요. 그럼 다음 메일에서 뵐게요.
25. 02. 02, 여름밤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