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강 위에서, 각자의 하루가 조용히 이어지는 순간
강은 오늘도 말없이 흐른다. 사람들은 각자의 사정과 생각을 안은 채 다리 위를 지나가고, 강가의 건물들은 오래전부터 그래왔다는 듯 물 위에 그림자를 늘어뜨린다. 해는 이미 낮은 위치에 이르러 있고, 빛은 세상을 비추기보다는 천천히 물러날 준비를 하는 듯 부드럽게 퍼져 있다.
강 위를 가로지르는 배 한 척이 일정한 속도로 나아간다. 목적지는 드러나지 않지만, 그 움직임에는 멈추지 않으려는 인간의 고집이 담겨 있다. 왜 지금 가는지, 어디로 향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은 그저 앞으로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배가 지나간 자리에는 물결이 생기고, 그 물결은 잠시 흔들리다 다시 강의 리듬 속으로 흡수된다. 인간의 선택이 남기는 흔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강의 양편에 선 도시는 서로를 바라보며 각자의 호흡으로 살아간다. 한쪽에서는 하루의 무게를 내려놓으려는 사람들이 집으로 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직 끝내지 못한 생각과 일이 불빛 아래 남아 있다. 같은 시간, 같은 하늘 아래 있지만 삶의 속도는 제각각이다. 그 차이는 설명되지 않지만, 누구도 그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
하늘은 점차 색을 바꾸며 저녁을 받아들인다. 낮의 소란은 멀어지고, 남는 것은 각자가 하루를 살아냈다는 사실뿐이다. 만족과 후회, 안도와 불안이 섞여 있더라도 강은 그것들을 가리지 않는다. 흐른다는 자신의 본분을 다하듯, 모든 것을 안고 앞으로 나아간다.
Brisbane, Queensland, Austral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