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밤에게 말을 거는 순간
어둠은 아직 완전히 자리를 잡지 못했고, 빛 역시 물러나는 법을 망설이고 있었다. 하루가 끝났다고 말하기엔 이르고, 그렇다고 계속될 것이라 믿기에도 어정쩡한 시간이었다. 공기는 식어가고 있었지만 사람들의 움직임은 아직 멈추지 않았고, 도시 전체가 숨을 고르듯 느린 박자로 흔들리고 있었다.
불빛은 하나둘 켜졌지만, 그것들은 밤을 선언하기보다는 낮을 붙잡아 두는 듯했다. 창문 속에서는 여전히 누군가가 무언가를 정리하고 있었고, 길 위에서는 목적지를 잃지 않은 발걸음들이 이어졌다. 강 위에 비친 빛도 깊이 잠기지 못한 채, 아직 남아 있는 하늘의 색을 함께 끌어안고 있었다.
이 시간에는 확신이 없다. 오늘이 잘 끝났다는 확신도, 내일이 분명히 올 것이라는 확신도 없다. 다만 지금이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만이 또렷하다. 그래서 생각은 쉽게 깊어지지 않고, 감정도 끝까지 치닫지 않는다. 모든 것이 중간쯤에서 머물며, 서로를 지나치게 자극하지 않는다.
도시는 여전히 바쁘지만 서두르지 않고, 사람들은 움직이지만 급하지 않다. 무엇인가를 이루기보다는 정리하고, 새로 시작하기보다는 내려놓는 쪽에 가까운 시간이다. 낮의 논리와 밤의 고요가 잠시 겹쳐 있는 이 틈에서, 삶은 드물게 무게를 덜어낸다.
이 저녁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아도, 스스로 충분하다. 아직 닫히지 않았고, 그렇다고 열리지도 않은 상태로, 그저 그렇게 지나가고 있다. 그리고 그 애매함이야말로, 이 시간만이 가질 수 있는 온도였다.
New York City, New York, United Sta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