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눈 하며 살아보기

지금도 괜찮아요

by 해랑

“자세 그렇게 하시면 손목이 아파요!”


아무것도 모르던 완전 초보 강사 시절, 제가 회원님께 했던 말이에요. 지금 생각하면 참 용감했어요. 그땐 그 말이 왜 문제인지 몰랐어요. 진짜 걱정돼서 한 말이었거든요.


운동 관련 워크숍을 듣다 보면 회원들에게 ‘긍정어’를 쓰라고 합니다. 우리 뇌는 부정어를 잘 처리하지 못한다고 해요. 예를 들어 ”허리 꺾지 마세요 “라고 말하면 뇌는 ”허리.. 허리.. 허리..”만 기억한대요. 그래서 “가슴을 들어요”처럼 몸이 바로 이해할 수 있는 긍정적인 언어를 쓰라고 하지요.


감정도 비슷합니다.


운동을 하러 오시는 분들 중에는 이미 아프고, 다친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아요.

‘또 다치면 어떡하지’

‘이 자세하다가 아프면 어쩌지 ‘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그런 분들 앞에서

”아파요 “

”그렇게 하면 안 돼요 “

같은 말을 던지면 되려 겁먹고 움츠러들 수도 있겠지요.


“지금도 괜찮아요”

“좋아요”

“잘했어요”


이 말들은 짧지만 강력한 힘이 있어요. 동작을 완벽하게 만들지는 않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지요. ‘여기서는 안전하다’라는 신호처럼요.


요즘은 수업 시간뿐 아니라 일상에서도 의식적으로 이런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타인에게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나에게도요.


“아 이 동작은 또 안되네..”대신

“괜찮아, 인생은 기니까 언젠가 성공하겠지”


조금은 게으르게, 흐린 눈 하며 살아봅니다. 속도는 느려도 결국 방향은 같으니까요.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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