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다리가 이렇게 무거웠다니

티저(Teaser)에서 배우는 균형

by 해랑


조셉 필라테스의 티저

필라테스에서 ‘티저(Teaser)’ 동작은 필라테스의 꽃이라 불립니다.

몸의 모든 힘이 하나의 선으로 모여야 하기 때문이지요.

엉덩이와 복부는 단단히 중심을 잡고,

다리는 가볍게 위로 뻗어야 합니다.

이 짧은 순간,

정수리에서 발끝까지 힘이 고르게 연결되어야

비로소 몸 전체가 균형을 이룹니다.


하지만 이 단순해 보이는 동작이

생각보다 많은 분들을 힘들게 해요.

“다리가 너무 무거워요.”

티저를 가르치다 보면 이 말을 자주 듣습니다.


저 역시 처음 이 동작을 연습할 땐 정말 웃음이 나왔어요.

앞으로 나란히 하고 다리를 ‘영차’ 들어 올리면 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다리는 바닥에서 한 뼘도 떨어지지 않았어요.

어깨와 목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고.

무릎은 펴지지 않은 채 자꾸 덜덜 떨렸어요.


‘더 강하게, 더 열심히’ 버텨봤지요.

그럴수록 몸은 더 무거워지고,

오히려 다리는 바닥에 더 단단히 가라앉아 버렸어요.


힘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써야 할 힘은 복부에서 엉덩이까지

코어라고 불리는 몸의 중심에 있었지요.


티저는 힘으로만 버티면 쓰러지고, 완전히 힘을 빼면 무너집니다.

그 사이의 섬세한 지점,

‘필요한 만큼의 힘’을 찾아내는 과정이 바로 티저의 본질이에요.


살다 보면 마음도 티저 같을 때가 있어요.

해야 할 일, 감정, 책임들이 한꺼번에 올라올 때,

그것들이 너무 무거워 무너질 때가 있지요.

차라리 그 무거움 속에 그냥 묻혀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해요.

그럴 때일수록 나를 들어 올리는 중심이 필요합니다.

삶이 나를 흔들어도, 다시 나를 붙드는 내 안의 코어를 잊지 않는 것.


필라테스의 모든 동작은 반복 속에서 완성됩니다.

티저도 하루아침에 완벽히 되지 않아요.

마음의 힘도 마찬가지예요.

매일 아주 작은 성공을 경험하면서

조금씩 ‘나를 일으킬 수 있는 나’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진짜 코어를 세우는 일이지요.


아침에 물 한 컵 마시기, 5분만 스트레칭하기

이렇게 하루에 단 한 가지라도 작게 성공해 보세요.

그것들이 모여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우리를 들어 올려줄 거예요.



목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