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팝콘통이 뭐라고
감정엔 분명 끓는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잔잔하여 있는 줄도 모르던 어떠한 감정이
화르륵 끓어올라
그 존재감이 범람하게 되는 그 지점 말이다.
여지껏 아무렇지 않은 듯 견디고 있던 일도
어떤 아주 사소한 이유로
참을 수 없이 슬퍼지기도
감당할 수 없이 화가 나기도 한다.
오래 친구로 지내오던 두 남녀가
어느 날 문득 상대를 사랑이라 느끼게 되는 것도
감정의 끓는점이 아닐까 한다.
얼마 전,
내가 아주 좋아하는 캐릭터가(예쁜 쓰레기를 좋아하는 편이고요.)
어떤 도넛 가게의 굿즈로 발매되었다.
이것을 갖고 싶노라고 말해왔는데
내가 직접 나서서 사려고 했을 때는 이미 많은 곳에서 품절이라는 슬픈 소식이 들려왔다.
그 굿즈가 끓는점이 되었더랬다.
청소기를 밀다가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서러웠다.
갖고 싶다고 그렇게 얘기했잖아!
대단한 것도 아니잖아!
구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었잖아!
나에게 그 정도의 마음도 써주지 못하는 거야!
까지 가버리게 했다.
황당했을 것이다.
뭐야. 그게 뭐라고.
구구절절 말하기 구차했다.
내가 무슨 그거 못 가져서 그래?
(쓰다 보니 그거 못 가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그게 아니잖아.
말하기 시작하면
너무 멀리까지 가야 한다.
나도 모르는 그 감정의 시작을
어떻게 상대에게 설명하겠는가?
물은 100
산소는 -183
금은 2808
안타깝게도
저마다 끓는점은 다르다.
물에게 왜 더 빨리 끓지 않냐고 물을 수 없는 것처럼
상대의 끓는점을 가지고 재촉할 수도 원망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냥 그것이 상대의 끓는점인 걸.
하지만
어디 감정이 그렇게 항상 이성으로 통제가 되는 것이냔 말이다!!!
에잇 모르겠다.
그냥 끓는점 탓으로 돌려본다.
요놈.
망할 끓는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