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명을 짓는다.
'아가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너만이 가질 수 있는
너만을 부르는
특별한 너라는 것을 나타내는
어떠한 관심과 사랑의 방법이리라 생각된다.
오랜 고민 끝에 이름을 짓는다.
가족구성원의 심오한 혹은 격돌하는 토론과 협의 끝에
이름을 짓기도 하고
몇 십, 몇 백만원을 들여가며
이름을 짓기도 한다.
혹은 큰 사건을 겪은 이들이
혹은 큰 일을 준비하는 이들이
이름을 바꾸기도 한다.
이름에는
그의 삶에 대한 기대,
그를 향한 축복
그런 것을 담는다는 것이
이름을 짓는데 시간과 고민을 쏟는 이유일테다.
아기를 낳고 조리원에서
내 이름이 필요한 곳은,
입소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할 때 뿐이었다.
그곳에선 더 이상 내 이름이 필요하지 않았고,
그저 나는 오동이 엄마였다.
휴직을 하고 아가를 키우면서
내 이름이 필요한 곳은,
포인트를 적립할 때 본인확인을 위해서
아니면 어떤 사이트에 가입할 때 뿐이다.
(내가 만약 연상의 남자와 결혼을 했다면 그 오빠야라도 내 이름을 불러 주었겠지만,
나는 연하의 남자와 결혼을 했다.)
내 이름을 서랍 속에 넣어둔지도
벌써 4년이 넘었다.
먼지가 쌓이기 전에 다시 꺼내쓸 수 있길.
OOO님 맞으세요?
OOO님 들어오세요.
그거말고
내가 필요한 곳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