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by 명랑한자몽






그런 날.

예민한 아이라 생각했고,
그런 아이를 보실 선생님의 마음을 너무 잘 알았다.
그래서 마음이 쓰였고 걱정이 앞섰다.

잠연관으로 쪽쪽이에 강한 애착이 있던 아이이던터라
낮잠을 자고 오기 전까지 쪽쪽이를 떼는 것도
우리에겐 크나큰 과제처럼 느껴졌다.

걱정되는 모든 요소가,
내가 할 수 없는 일이고
노력해서 지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작년의 3월이었다.


울면서 들어갔다는 아빠의 말에
마음이 무거웠고,
좀 울었지만 잘 지냈다는 선생님의 말씀에도
마음은 좀처럼 가벼워지지 않았더랬다.
선생님은 그렇게밖에 말씀하실 수 없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언제까지 이 무거운 시간이 지속될까
막막한 어두운마음이 내 속에 가득하던 날들 이었다.

어느날
끝을 잘라 꼭지가 조금밖에 안 남은 쪽쪽이를 보여주며
이제 아가들을 찾아 가야해서 쪽쪽이가 작아졌으니
울고 있을 아가들을 위해 보내주자는 나의 말에,
그 날 하루는 잠들긴 전 쪽쪽이를 좀 찾긴 했지만
이내 나의 말에 수긍해주었고,
그렇게 나의 큰 과제는 너무나 사사로이 해결되어 버렸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던
그녀의 눈물가득하던 등원도
3주가 채 되기도 전에 사라졌고
모든 것은
또 나의 무거웠던 감정이 민망하리만큼 그렇게 지나갔다.


해보았던 일이고,
그 시간은 반드시 지나간다는 나의 경험은
나를 꽤나 태연하게 했다.
또 1번보다 씩씩하다 생각되는 2번이라 여겨왔고,
쪽쪽이같은 큰 산도 없는 아이라
더 그러했나보다.

그리고
그런 날이 또 왔다.


엄마 무릎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않던 아이가
선생님에게 잠깐 한 눈을 판 사이
살짝 나와보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엄마가 없는 걸 알고
엄마를 찾았지만,
곧 오신다는 선생님의 말에 수긍하더라.

작은 미닫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너와 나는 떨어져 있었다.

창밖을 보며
나의 이 친구들과 친구들의 반 모두를 위해 나즈막하게 기도하자니 자꾸 코가 시큰거렸고, 마음이 울렁였다.
그것이 어떤 마음인지,
나도 몰라 설명할 길이 없다.


어른이라하는 나에게도
항상 시작은 어렵고, 혼자는 두려움이 앞선다.
삶 내내 그것에 의연하긴 어려우리라 감히 생각된다.

그래서 더욱 나의 친구들을 마음 가득 응원하며
누구보다 더 기도해주기로 한다.
힘들었다고, 혹은 행복했노라고
언제든 나에게 이야기 할 수 있게
내 맘은 활짝열고 말이다.


시작하는,
또,
처음인 것에 처해진
그런 날의
모든 이들을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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