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ENFP.
(안그래도 핫했지만 요근래 다시금 핫해진
이효리도 ENFP라더라.)
아무리 내가 낯을가리고 사람 사귀는 걸 어려워한다고 하여도
나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좀처럼 믿지를 않는다.
뭐 그렇게들 생각할 수도 있는 것이
나는 유머를 사랑하고 언어유희를 즐거워하며 까불기대장, 흥대장이다.
난 새학기를 싫어했다.
아니 생각해보니 새학기는 괜찮다.
모두가 마주하는 낯설음이니까.
진짜 싫은건
전학, 전근,
친한친구들은 하교 해버린 청소당번이던 주간,
벌써 2개월째 진행중이던 3개월짜리 교양클라스,
등등.
모두가 ‘쟤 처음 온 애.’하는.
이따금 말을 걸어주긴 하나, 이내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내가 모르는 이야기가 휘몰아치는.
모두 깔깔 웃는 유쾌함속에 어색한 웃음으로 버텨내야하는.
그런 시간말이다.
나는
으른이 되면(물론 으른의 기준은 참 아직도 나에겐 너무나 모호하나) 이런 것도 다 괜찮아지는 건 줄 알았다.
하지만 그제부터 진행되고 있는 연수시간은
으른이 되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는 걸 증명해주었다.
난 여전히 백운초등학교에 전학가던 5학년 여학생.
딱 고만큼이더라.
이 연수는 70명이 좀 넘는 나와 같은 직종, 같은 연차의 사람이 듣는 연수인데
안타깝게도 나의 일터에선 이 연수 대상자가 딱 나 혼자이다.
그래서
난 이틀째 점심을 쉬었다.
그덕에
난 이틀째 독서왕이 되었다.
어색하게 밥을 먹느니 먹지 않겠다를 선언해버렸다.
우리신랑은 나의 이러함을 두고
마치 꾸지람하듯 화를 냈다. 그렇다고 밥을 굶으면 어쩌냐고.
나는 생각했다.
밥이 대수냐.
어색한 게 세상에서 제일 싫어.
다시 말하지만,
나는 유머를 사랑하고 언어유희를 즐거워하며 까불기대장, 흥대장인
나는야 ENFP.
연수는 다음주 목요일까지.
과연 나는 언제까지 굶점심을 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