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의 나의 마지막

NCT DREAM - 마지막 첫사랑(My First and Last)

by 끼라

글을 쓰기에 앞서 미리 밝히지만 나는 엔시티 드림의 팬이다. 최애 그룹인 만큼 곡 하나하나 전부 소중하지만, 그중 베스트는 드림의 두 번째 타이틀곡이자 첫 1위의 영광을 안겨준 곡 <마지막 첫사랑(My First and Last)>이다.


NCT DREAM 엔시티 드림 '마지막 첫사랑 (My First and Last)' Performance Video


마지막 첫사랑(이하 마첫)은 드림의 ‘첫사랑 3부작’의 시작이기도 하다. 첫사랑 3부작은 10대 소년의 당찬 사랑을 표현한 2017 <마지막 첫사랑>, 첫사랑과의 이별을 담담히 마주한 2019 <사랑이 좀 어려워>, 이별했던 첫사랑과의 재회를 그려낸 2020 <사랑은 또 다시>, 총 세 개의 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데뷔했을 당시 평균 나이가 15.6세였던 엔시티 드림이 성인이 되는 동안 차례차례 나온 노래들인데, 실제 그 나이대가 겪을 수 있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감정을 그려낸 곡들이기에 첫사랑 3부작은 엔시티 드림의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아직 이 곡들을 들어보지 않은 누군가가 있다면 이어지는 가사에 집중하며 세 곡을 연달아 들어보길 추천한다.


다시 마첫으로 돌아와서. 마첫은 2016년 8월 발매된 데뷔곡 <Chewing Gum> 이후 반년 만인 2017년 2월에 발매된 곡이다. 고작 6개월 차이인데도 츄잉껌 때의 드림과는 외적으로 많이 달라 보인다. 츄잉껌 때의 드림이 중학생 같아 보였다면 마첫 때는 고등학생처럼 보인다. (애들은 정말 쑥쑥 자라나 보다.) 실제로도 막내인 지성이를 제외하면 마첫 당시 드림 멤버들의 나이는 17~19세로 고등학생 나이대였다. 마첫은 딱 그 나이대의 드림만이 소화할 수 있었던 풋풋한 콘셉트의 청량한 곡이다.




내가 이 노래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사에 있다.


‘가슴이 곧 터져 버릴 것 같아’

‘아냐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어, 그래 나에겐 너뿐이야’

‘알딸딸한 게 뭔지 난 아직 모르지만 너에게 취한 것 같아’

‘남은 인생을 걸고 말할게 두 번은 없어, 넌 나의 마지막’


아직은 사랑을 잘 모르지만, 사랑하는 누군가 때문에 설레고 벅찬 마음을 숨김없이 그대로 다 드러내버리는 고딩 드림이 귀엽고, 귀엽고, 또 귀엽다. 사랑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은 인생을 너에게 다 걸겠다고, 넌 나의 마지막이라고 두 주먹 불끈 쥐며 당차게 고백하는 패기도 인상적이다. 누가 이렇게 드림에게 찰떡인 가사를 선물했나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무려 f(x)의 <첫 사랑니>를 썼던 작사가 ‘전간디’였다. 아아 천재만재 전간디 선생님,,


NCT DREAM '마지막 첫사랑 (My First and Last)’ DREAM SHOW Ver. Dance Practice


마첫은 반드시 반드시 무대를 봐야 하는 곡이다. 드림 멤버들도 마첫 춤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마크는 특히 전주에 심장이 쿵쿵거리며 깨어나는 걸 표현한 부분이 멋있다고 했고, 해찬은 브릿지 부분에서 원 모양으로 누워 서로의 팔다리를 잡고 당기는 부분이 팀워크를 드러낼 수 있는 포인트 안무라고 했다. 나는 1절 후렴 부분에 펭귄같이 팔을 벌리고 발을 동동동동 구르는 춤이 가장 마음에 드는데, 사랑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을 동작으로 표현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밝고 통통 튀는 멜로디와는 상반되게 춤이 매우 역동적이라 안무 영상을 보고 나면 내가 다 숨이 찬 기분이 든다. 그러나 SM에서 댄스 조기교육을 받은 드림답게 그걸 완벽히 소화해냈다.


춤이 박력 있고 귀여우면서도 노래와 참 잘 어울려서 무대 영상은 모조리 찾아봤다. 위의 영상은 안무 영상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상이다. 마첫 활동 당시 재민이 건강 문제로 잠시 활동을 쉬었기 때문에 대부분 마첫 무대 영상은 6드림 버전인데, 위의 영상은 재민이가 활동을 재개한 뒤 7드림 버전으로 새로 구성한 무대 영상이라 애착이 간다. 발을 구르는 소리가 아주 잘 들릴 정도로 생생한 현장감도 최애 영상이 된 데 한 몫했다.


따라부르고 싶게 만드는 장조의 멜로디 또한 매력적이다. 특히 후렴 부분이 중독성이 강하다. 마첫을 처음 들은 후 후렴구에 제대로 꽂혀서 한동안 한 곡 반복으로 쉼 없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후렴을 잘 들어보면 높은 옥타브로 노래를 부르는 가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 목소리의 주인은 아마 해찬일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 부분이 이 노래를 더욱 맛깔나게 만들어준 MSG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해찬은 음색이 독보적·매력적인 데다 엔시티의 메인 보컬답게 실력도 워낙 출중해서 해찬의 파트가 킬링 파트로 뽑힐 때가 많다.


하지만 내가 뽑은 마첫의 킬링 파트는 이 부분이다.


“그래 나에겐 너뿐이야”


나의 최애인 런쥔의 파트다. 도입부에서 해찬, 마크는 ‘이건 사랑일지도 모른다, 아니다 아직 (사랑이) 아닐 거다’ 하며 혼란스러운 마음을 노래한다. 그러나 곧바로 도입부를 이어받은 런쥔은 “그래 나에겐 너뿐이야!”라 당차게 외치며 그것이 사랑임을 인정한다. 이 파트로 상황은 반전되며 밝은 분위기의 후렴이 이어진다.


원래는 이 부분이 킬링 파트가 아니었는데 첫 1위 영상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감격한 런쥔이 너무 우는 바람에 이 파트에서 음이탈이 난 것이다. 첫 1위를 한 지 5년 정도가 지났는데도 드림 멤버들(이라 쓰고 해찬이라 읽는다)은 여전히 이 파트를 따라 부르며 귀엽고 얄밉게 런쥔을 놀린다. 가사 자체도 패기가 넘치고, 평소엔 옥구슬 같은 목소리로 노래하는 런쥔이가 진성으로 냅다 질러버리는 파트라서 좋은 것도 있지만, 아래 영상이 나의 킬링 파트로 선정된 이유의 8할이다.


[NCT DREAM] 영광적인 첫1위의 순간!


그러니까 마첫은 콘셉트+멜로디+가사+안무 어느 것 하나 부족한 점 없이 완벽한 곡이라 할 수 있다. 무더운 여름, 청량한 아이돌 노래를 찾는다면 꼭 들어야 할 노래다. 그간 엔시티의 노래를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마다 가장 먼저 추천한 노래가 마첫이었고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텐션을 끌어올려야 하는 출근길에, 마음이 들뜨는 퇴근길에, 여행길에, 햇볕 쨍쨍한 주말 대낮에 들어보길 추천한다. 물론 나는 이 노래를 시도때도 없이 듣는다. 그래도 절대 질리지 않는다는 게 신기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