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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끼라 May 16. 2023

제 글을 읽어보셨나요?

구독자가 100명이라니!

만약 구독자가 100명을 돌파한다면 구독자 분들께 꼭 건네보고 싶었던 질문이 있습니다.


“제 글을 읽어보셨나요?”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글을 읽어보셨나요? 제 글을 어떻게 찾게 되셨나요? 제 글을 읽고 무슨 생각이 드셨나요?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댓글로 달아주시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궁금한 거 못 참는 편)


저는 여전히 제가 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게 신기합니다. 한두 명이라도요. 나름 독립출판도 해봤고 그 덕에 여러 좋은 사람과 연을 맺으며 소소한 인터뷰도 해봤지만, 누군가가 제 글을 읽었다고 말할 때마다 왜 그리도 믿기 어려운지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제 글을 읽는다는 사실이 제게는 믿기 어려울 만큼 벅차고 감격스러운 일인가 봐요(오타쿠 특: 자주 벅차오름). 하다못해 제가 SNS에 올린 글에 공감된다거나 재밌었다는 식의 짤막한 댓글이 하나라도 달리면, 그 댓글을 수시로 들여다보며 자신감을 얻곤 해요.


가끔 브런치에 달리는 정성어린 댓글은 말도 못합니다.

이렇게 구구절절 글에 대해 이야기하니까 마치 제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같고 백상예술대상 수상소감 발표하는 것 같은데(머쓱), 저는 그냥 일반인 1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아침에 억지로 일어나 순식간에 준비를 끝마치고 파도에 휩쓸리듯 회사에 도착해서는 종일 활자 속에 파묻힌 채 눈알 빠지도록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출판계 노동자일 뿐이고요. 하루에 마주치는 수많은 사람 중 그 누구도 저의 존재를 인식하지도 기억하지도 못할 만큼 평범하디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렇지만 여긴 브런치가 허락해 준 제 공간이니 제가 ‘뭐’라도 된 것처럼 글을 쓰는 중이에요. 여기에서는 자의식과잉이 되어도 스스로 용서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비교적 최근 깨달은 게 하나 있습니다. 저는 글 쓰는 일이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아요. 대학교에서 문예창작을 전공하며 수백 편의 글을 썼지만 저만의 이야기를 쓰는 건 차원이 다른 일이었습니다. 일과 관련된, 이를테면 기획안이나 보도자료와 같은 다소 감정이 배제된 글을 쓰는 건 재미있는데, 제 개인적인 글을 쓰는 건 오히려 행복한 일보단 괴로운 일에 훨씬 가까워요. 심지어 어떨 때는 노트북을 박살내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왜일까요?




저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생각들, 특히 최근 겪은 일과 그로 인해 깨달은 것을 글의 주소재로 다룹니다. 혹은 생각을 정리하고 싶을 때, 마음속에 부유하는 감정을 시간이 지난 뒤에도 떠올리고 싶을 때, 머릿속 의문을 스스로 해결하고 싶을 때도 글을 씁니다. 글을 쓰다 보면 생각이 차근차근 정리되면서 감정의 원인을 알게 되거나 나아가야 할 방향 혹은 해결 방법이 뚜렷하게 보이거든요.


사실은 이 글도 구독자 100명 돌파를 기념하거나 자축하려 쓰기 시작한 건 아니었습니다. 이 글로써 요즘 제 머릿속 의문을 해결하고 불안을 줄일 수도 있을 것 같았거든요. 지금 저는 제 글에 회의적이고 그만큼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글이 하나 있는데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아 막막했거든요. 과연 내게 글과 관련된 재능이 있기나 한 건지, 아니 그전에 나는 잘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기나 한 건지 궁금했습니다. 이에 대해 뭐라도 쓰다 보면 알게 되겠지 싶어서 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정말로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앞서 제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한 것 같습니다.


글을 쓸 때 괴로웠던 이유는 그만큼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없었다면 당연히 불안해할 이유도 없었겠지요. 잘 해내고 싶은데 그렇게 안 되니까 괴로웠던 것일 테고요. 더불어 요즘 제가 불안했던 이유는 써야 하는 글을 ‘써야 한다’ 하고 생각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불안을 잠재우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그러니 당장 이번 주말부터라도 실천해야겠습니다.




글 쓰는 일은 고통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글’임을 알아서 다행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영원히 자기 자신이 무엇이 되고 싶은지 모르고 삶을 끝내는 이들도 있을 테니까요. 그게 잘못됐다는 건 아니지만서도… 한 번뿐인 인생인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면 좀 더 주체적으로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은 아닌 척 자꾸만 획일화를 시도하는 사회이니 더더욱 주체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저는 제가 써야 하는 글을 과연 잘 써낼 수 있을지 매일매일 머릿속이 의문투성이입니다. 그러나 일단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자신감을 갖고 나아가보려 합니다. 친구들과 지인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어찌 됐건 100명의 구독자가 믿어준 저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이건 제 스스로를 응원하기 위해 쓴 글이기도 합니다.




저는 살면서 사주를 3번 봤는데 놀랍게도 그 3곳에서 공통적으로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1. 이성 만나지 마라. 당신 사주에 남자는 공망하다. 빌 공, 망할 망! 이성을 만나면 일이 잘 풀리지 않고 힘들어진다.


2. 40대부터 승승장구할 거다. 대충 성공하는 게 아니고 향후 20년 간 갑부로 살 사주다.


아무래도 저는 글로 대박 날 것인가 봅니다. 이렇게 말하면 누군가는 비웃을지도 모르겠으나… 전 정말 그렇게 되고 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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