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개선안은 경제안보로 이뤄져야

by 박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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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현재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125석 중 63석을 획득하는 압승을 거뒀다. 표가 몰린 원인으로는 올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위기감에 선거 바로 직전 아베 신조의 사망이 겹친 것이 꼽힌다. 이 밖에도 아베 신조가 일본 ‘자위대 헌법 개정’ 실현을 포함한 헌법에 자위대 존재 규정 명기 , 자연재해 및 긴급사태 대응, 참의원 합구 해소(각 현별로 최소 1명 참의원 선출 규정), 평생 교육 등 4가지 항목 등이 자민당의 압승에 주효했다.


일각에서는 기시다의 선거 압승으로 한일관계가 당분간 냉랭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추모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기시다가 아베 내각 노선과 차별화된 한일 우호 관계 회복 정책을 추진하긴 어렵다고 관측한 것이 원인의 골자다. 이처럼 아베 신조는 한국에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한 정치인이었다. 위안부와 신사참배 옹호 발언과 같은 일본의 극우를 대변하는 그의 방향성은 한국인들이 보기에 꽤나 자극적이었기 때문이다.


가령, 위안부 할머니에게 사과 편지를 쓸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 “털끝만큼도 없다”고 한 것이나, “침략의 정의는 역사가들에게 일임해야 한다”는 등의 언행이 큰 반발을 샀다. 한국 대법원의 징용공(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확정판결 이후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와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 제외 등의 조치도 한일 관계를 한층 더 냉각시킨 요인이 됐다. 물론, 4년 8개월간 외교정책, 외교사절 등 사무 전반을 관장하는 외무상으로 지낸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유연한 외교적 태도에 비춰볼 때 한일 관계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기대와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우선 정부는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안보문제에 근거해 움직여야 한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중국경제를 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IPEF(인도 · 태평양 경제프레임 워크)는 중국, 북한 등을 역내 위협 요소로 본다. 대안은 동맹국과의 연대인데 오랜 기간동안 동북아시아의 안보는 한미일 삼각안보 체제가 중심이 됐다. 한국과 일본은 동맹관계가 아니지만 미국과의 동맹을 통해 연결된 구조다. 당장 안보적 측면에서 한미일 협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북한 문제를 다루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실제로도 미국 정부는 한일 관계의 악화를 바라지 않는다. 박근혜 정부의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대표적인 사례다. 2017년 합의 과정을 검토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는 최종 보고서에서 한일 관계 악화는 미국의 아시아 · 태평양 지역 전략에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명시하기도 했다.


경제문제도 안보문제에 동반 되어야 한다. 가장 근접해 있는 일본이야 말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치를 공유하는 가장 근접한 우방국이기 때문이다. 일본과 더욱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이재용 삼성회장이 일본 재계와의 소통을 위해 참석했던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도 있지만 일본주도로 상동 11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 협정인 CPTPP가입도 하나의 도화선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는 한일 관계는 물론 농수산물과 공산물 역내 관세 철폐, 금융 및 외국인투자 규제 완화 등 무역과 경제를 보다 활성화 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까지 위안부, 징용공과 같은 역사적인 갈등문제로 우리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의 물음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과 손을 맞잡아야 우리의 안위를 가장 잘 보장받을 수 있는 구조에 놓여 있다. 북한과 중국이라는 핵 보유국에 둘러싸여 있는 우리 주변에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인권 존중이라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는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


실제로, 일본에는 한반도 유사시 병력과 탄환 등을 지원하는 유엔군사령부 후방기지도 7곳이나 보유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기싸움을 하고 있을 때 뒤에서 웃고 있는 나라 역시 북한, 중국, 러시아 밖에 없다. 역사적인 갈등에도 불구하고 한일 관계는 미래지향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사실과 실리에 기초한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져야 정치와 민심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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