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조사로 나간 돈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혹시 몰라 모으던 비상금 통장까지 탈탈 털어서 썼다. 평균적으로 20만 원~30만 원이 나가던 경조사 비용이 한 달에 70만 원이 넘게 나가는 달도 있었다.
서른으로 다가가는 시점.
사회적 인맥도 많아지고 코로나로 밀려있던 결혼이 쏟아져 나온 여파인 듯하다. 나름 통장도 분리해서 목적에 맞게 모으고 생활비도 여유를 남기고 저축을 했는데 비상금도 씨가 마르고 생활비도 바닥을 드러내는 상황에 얼마 안 남은 적금이 끝나기를 절실히 바라며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학에서 만났던 마지막 연애는 직장에 뛰어들고 마무리되었다. 장거리뿐 아니라 주 7일을 일하던 나와 여자친구의 관계 사이에 트러블이 종종 있었다. 그렇게 관계를 정리하게 된 후 '나는 돈을 많이 벌 거야!'라고 외치며 연애를 배척하고 열심히 일에 몰두했다.
솔로부대 입성 후 2번째로 돌아오는 겨울을 맞이하게 된 지금 옆구리가 슬슬 시려오는 것이 느껴진다. 결혼식을 하도 다녀서 그런 건지 이러다 다음 연애가 결혼이 될 것 같아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나가는 달달한 커플을 보자 문득 노래 하나가 떠올랐다.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점점 심보가 나빠지는 것 같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마케팅이든 브랜딩이든 사업적으로든 너무나도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고 그중에는 역시 멋진 여성들도 많았다. 커리어의 문제가 아닌 목표를 위해 뜨겁게 달리고 유달리 긍정 에너지가 주변으로 뿜어져 나오는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없던 호감도 생길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렇다. 이 글은 옆구리가 시려서 쓰기 시작하는 글이다. 언젠가 연애를 시작하면 나도 이곳에 달달해서 미소 짓게 되는 글도 쓸 수 있겠지.
아직 내 연애세포는 살아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