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희 Dec 25. 2022

2022년 마지막을 보내며

크리스마스에는 나도 축복 좀

크리스마스이브, 대학에서 제일 친했던 놈이 우리 동네로 여자친구와 함께 놀러 왔다. 친구가 군 복무를 우리 동네에서 해서 휴가 때 같이 놀았던 여사친과 함께 보기로 했는데 이 친구는 또 남자친구를 데려온다.

이 좋은 날 나는 두 커플 사이에 끼여서 놀게 되었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 녀석이라고 기분이 참.. 좋은 것 같다. 벌써부터 인스타, 카카오톡, 페이스북이 붉은색, 초록색으로 도배가 되고 있다. 그래도 어제 모임에는 커플이 없었는데 오늘은 양쪽으로 침 뱉게 생겼다.


커플들을 기다리며 자기 계발 콘텐츠를 구상하고 있다가 문득 쓸쓸해지는 것이 글을 쓰지 않고는 못 참겠다 싶었다. 역시 글을 쓰면 마음이 편해진다.


혼자 카페에서 기다리는 지금 문득 며칠 전 몰아보기 영상으로 봤던 나 홀로 집에 시리즈가 생각이 났다. 두 쌍의 악당이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는 못된 심보의 상상을 하며 남은 아메리카노 잔을 비운다. 그래도 솔로인 나에게는 술이라는 애인이 있다. 그런데 어제도 많이 마셔서 속이 좀 울렁이는 게 오늘은 술이랑 권태기인 것 같다.


계획 잘 세워서 멋지게 성장하면서도 내년에는 꼭 연애도 해야지. 만 나이로 바뀌게 되면 내년 생일이 지나기 전까지 오히려 한 살 어려진 스물여섯 살이다. 젊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흔히 중반과 후반의 차이는 스물여섯까지 시옷 받침에서 일곱으로 넘어가며 비읍 받침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 나는 내년에 중반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20대로 보낼 수 있는 기간이 1년 늘어난 것 같아 묘하게 기분이 좋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나에게도 특별한 일이 일어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친구 녀석의 염장질을 훼방 놓으러 떠난다.

매거진의 이전글 많다.. 너무 많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